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과 시·도교육감의 간담회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6월 24일(공교육 활성화), 2012년 1월 6일(학교폭력 대책) 이후 세 번째이자 8년 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감염병 대응에는 긴장하면서도 심리적으로 과도한 불안감이나 공포로 위축되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전날부터 이틀 사이에 대구 11명, 경북 3명 등 대구·경북에서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두고 “어제 오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강 교육감은 “청정한 지역이었는데 확진자가 발생해 대구 전체가 당황하고 있다”면서 “확진자 동선을 파악해 감염자가 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대구시를 봉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라는 질문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통일된 입장으로 전문성 있는 설명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는 대구시를 봉쇄하거나 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소개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지역사회에 확실한 지역 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병원, 요양시설 등 취약 시설과 교회 등과 같은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방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교육감들께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적절한 대응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신학기를 앞둔 학생들의 건강 및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와 교육 당국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학교 휴업이나 개학 연기는 줄고 있지만, 아이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의 충분한 비치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위생 교육 △시·도교육청과 교육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일선 학교가 긴밀히 협력해 현장의 요구가 신속히 반영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지금도 휴업 또는 개학을 연기한 학교의 40% 이상에서 돌봄교실이 운영된다”면서 “맞벌이 가정 등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다면 돌봄교실이 최대한 운영되도록 각별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유치원을 포함해 학교 휴업이나 휴교에 대해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지침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올해는 학교 안전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코로나19로부터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면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서도 철저한 위생수칙 준수와 함께 여행력이나 접촉력이 없더라도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을 믿고 검사·진단·치료에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이는 나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 모두를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 물품 전달, 13개국 언어로 된 예방수칙 자료 배포 등 학생 안전을 위한 시·도교육청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 데 이어 “학교에서는 서로를 위한 따뜻한 마음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감들이 교육 국무회의 개최, 조속한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지방교육 분권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시·도교육청이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면서 “과소대응도 문제지만 과잉대응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필요한 불안감의 파장이 크다”면서 “철저히 대응하되, 안정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온 교민이 체류했던 충북의 김병우 교육감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불안 심리 바이러스’가 더 무섭더라”라며 “충청권이 관문처럼 돼 술렁였는데 대통령이 다녀가셔서 안정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학교를 방문해보니 보건 교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코로나19 초기 대응의 컨트롤타워인 보건 교사를 교과 교사 외 별도 정원으로 배치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장휘국 광주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등도 동의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도 교육감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따돌림 등이 있을 수 있어 생활지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교육 현안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교육 혁신과 각종 현안 협의를 위해 대통령과 시·도교육감의 정기적 소통 통로가 있었으면 한다”면서 “가칭 교육국무회의를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에서 17년 만에 만든 장애인 특수학교가 4월에 개교하는데 아이들이 대통령을 초대하는 손편지를 썼다”며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구실로 교육개혁을 미루고 있는데, 이 부분은 직접 독려해달라”면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교육개혁, 지방분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이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가교육위원회는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안에 입법을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도 “정책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등) 입법이 필요한 것은 총선 후 5월 말 마지막 20대 국회에서 한 번 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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