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심의·의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20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수도권 남부 지역의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또다시 규제 칼날을 빼든 것이다.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두 달여 만의 추가 규제 카드이자, 문 정부 출범 후 19번째 부동산 관련 정책이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이 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등 3개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 등 경기 서남부 5곳은 지금까지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아 12·16 대책 이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한 곳이다.
특히 수원 권선(2.54%)·영통(2.24%)·팔달(2.15%)은 지난 한 주 동안에만 2% 넘게 상승하는 등 이상 과열현상을 보였다. 12·16 대책 이후 누적 상승률은 수원 영통이 8.34%, 수원 권선이 7.68%, 안양 만안이 2.43%로 수도권 누적 상승률(1.12%)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대출 규제도 현행보다 강화한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주택가격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로 제한됐는데, 이 규제가 느슨하다는 지적에 따라 시가 9억원 이하분에 대해서는 50%를, 9억원 초과분은 30%를 적용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기존과 동일한 50%가 적용된다.
실수요 요건도 강화한다. 그동안은 조정대상지역 내 1주택 가구는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년 내 기존 주택 처분 및 신규 주택 전입 의무'를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기존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 지정, 기존 조정대상지역의 규제를 상향하는 조치는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 총선을 앞두고 기존 규제지역의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 조사를 전담하는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을 21일 신설하고,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 근절에 나선다.
우선 고강도 실거래 조사지역을 현행 서울에서 투기과열지구 전체로 확대한다. 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되며, 해당지역의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되는 대로 국토부가 지자체와 함께 이상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지역과 이미 지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과열이 지속될 경우 즉시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비규제지역도 모니터링을 통해 과열 우려 시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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