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이날 사안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HNA그룹을 인수해 항공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이난성 정부는 HNA 인수 후 항공자산을 에어차이나·동방항공·남방항공에 각각 매각할 계획이다. 사실상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HNA그룹은 중국 4위 민영 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을 포함 톈진항공, 홍콩항공 등 14개 항공사, 약 90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HNA그룹이 이에 대한 확인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중국경영보(中國經營報)는 HNA그룹 한 임원이 이날 매각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의 매각설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며 “이런 보도가 어떤 경로로 나왔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NHA 매각설에 무게가 기우는 이유는 HNA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라는 악재가 겹쳐지면서 벼랑 끝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병으로 항공업계가 위축되며 HNA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의 집계 결과 지난 1월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중국 여객기 이용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다수 국가가 중국발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HNA 산하 홍콩항공은 최근 약 400명의 감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에이전시파트너스의 닉 커닝햄 애널리스트는 “HNA는 중국 기준으로 봐도 거대한 부채를 보유한 대기업이었다”며 “코로나19로 중국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HNA는 실질적으로 파산 상황에 몰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중국 전체 경제적 타격이 우려가 커진 점도 HNA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이 장기화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최근 자금난에 허덕이는 항공산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거나 합병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HNA와 같은 유명한 기업이 인수 대상에 올랐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새로운 차원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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