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를 통해 누구나 쉽고 다양하게 글로벌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전도사로 불리는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전략 팀장을 지난 18일 만났다. 그는 한화자산운용이 내놓는 ETF상품들을 만들고, 각종 전략을 기획한다. 경제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글로벌 주식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성훈 팀장은 "수익률을 꾸준히 내려면 올바른 투자 습관이 필요하다"며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주로 선택하는 게 ETF"라고 말했다. 그는 "ETF는 특정 기업 종목이 아닌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을 좇기 때문에 큰 수익이 날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만큼 큰 손해를 볼 확률도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TF투자는 가치투자처럼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한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지만 액티브펀드보다 운용 보수가 적어 장기로 갈수록 복리 효과에 따른 수익률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레버리지나 인버스와 같이 지수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ETF는 단기 투자를 추천하지만 고배당주, 스마트베타, 글로벌과 같은 상품들은 중장기 투자에 더욱 효과적이다.
◆글로벌 자산배분 절대적 필요
요즘처럼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는 일희일비하기 쉽다. 그렇지만 이런 때일수록 글로벌 증시에 투자 가능한 ETF를 발굴해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 무엇보다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김 팀장은 "되도록이면 한 종목보다 분산투자한다는 개념으로 투자에 임해야 한다"며 "글로벌 자산배분은 국내 금리보다 확실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5세대(5G)와 클라우드 컴퓨팅 성장, 반도체 관련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글로벌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며 "다들 미국과 중국의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데, 그래도 계속 미국과 중국에 집중하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저마다 글로벌 시가총액의 약 50%, 1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중 글로벌 대표 성장주(4차 산업혁명) 투자도 눈여겨봐야 한다. 여기서 미국 나스닥과 중국 심천지수 관련 비중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주는 독보적이다. 시가총액 상위 다섯 자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등 4차 산업혁명 주도주들이 싹쓸이하고 있다. 이들 5대 종목이 미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1.7%에서 이달 들어 19.1%로 커졌다.
더욱이 올해 미국과 중국 증시 전망도 나쁘지 않다. 김 팀장은 "미국 증시가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에 따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산층 세금감면과 주식투자 완화 기대에 힘입어 향후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고점에 이를 때까지 미국 증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될 시기에 달러를 보유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며 "나스닥이나 중소형주 업종을 잘 고르면 미국에서 두 자릿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에 덮친 코로나19로 중국 증시가 단기적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경기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계획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저변동성‧고배당 주식 비중과 미국 국채‧금‧은 투자 비중을 일정부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또한 미국 ETF를 통한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전략도 유효하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을 좇는 투자도 피해야 한다"며 "개인 투자자가 변덕스러운 시장에서 투자 적기를 찾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 주목해야
신흥국 증시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 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신흥국 증시가 단기적인 조정세를 겪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 다시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인 조정을 보이고 있는 신흥국에 저가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신흥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추진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경기부양 정책 및 유동성 공급이 올해 신흥국 증시를 부양할 것"이라며 "지난해 미국과 선진국 대비 증시 상승 강도가 낮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것도 상방 요인"이라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신흥국 경기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신흥국 성장률은 작년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금융시장 리스크는 아직 크지 않다"며 "중국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 활용은 중국 경기 둔화와 그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급증 압력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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