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인데... 전광훈 목사·범투본 광화문 태극기 집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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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2-2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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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집회 금지 후 해산 요청... 종로구는 관련법 위반으로 범투본 경찰 고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등에서 집회 개최를 금지했음에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광화문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법에 따라 집회 주최측을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2일 범투본은 이날 정오 광화문 광장에서 4개 차로를 점거하고 오후 5시30분까지 집회를 진행했다. 범투본 관계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예정대로 집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집회 잠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좁게 붙어 있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전광훈 목사는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선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24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데, 다음 주 집회에도 함께 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며 2월 29일과 3월 1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정부가 바이러스 핑계를 대고 집회를 금지한다. 금지한다고 해서 우리를 막을 수 있겠냐"며 "여기 모인 사람들은 생명보다 조국과 국가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설령 바이러스에 감염 돼 생명이 끝난다고 해도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방문했다. 오후 1시 40분 광화문 광장 한편에 있는 서울시 방송차에 올라 "하룻밤 사이 14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만큼 시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집회를 금지한 것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회를 중지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시라. 여러분의 안전뿐만 아니라 이웃의 안전과 건강까지 해출 우려가 있다"고 호소했다.

전 목사의 지지자들은 박 시장이 도착하자 야유를 보내며 발언을 방해했다. 참가자들은 집기를 던지고 고함을 치며 박 시장에게 접근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장비를 위해 계속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해산이 쉽지 않다"며 "추후 수사기관을 통해 (한기총에) 벌금 부과 등 사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 종로구가 이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범투본을 종로경찰서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49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서울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이번 주말 광화문 광장 등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10여개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다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지나 제한이 아니기 때문에 집회 강제 해산은 불가능하다.

범투본과 달리 우리공화당은 이날 집회를 취소했다.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던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역시 집회 대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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