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에 이어 서초구 알짜 단지인 잠원동 한신4지구(신반포4지구)도 이주를 시작한다. 두 단지 모두 강남권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핵심 입지다.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 공고 예정으로 청약 대기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세차익 수십억··· 내년 초 강남권 '로또단지' 터진다
23일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신반포4지구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13일 총회를 개최하고 이주 날짜를 확정지었다. 이주시기는 오는 5월 25일부터 5개월이며, 올 연말께 철거 및 착공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신반포4지구는 대지면적 13만505㎡에 지하 4층, 최대 35층 아파트 30동을 짓는 강남 대형 재건축 단지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반포역 인근 한신 8차·9차·10차·11차·17차 아파트,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 7개 아파트를 묶어 '신반포 메이플 자이'로 재단장한다. 공동주택과 임대주택을 합쳐 총 3685가구를 짓는데, 이 중 약 800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앞서 청담삼익 재건축조합도 3월부터 5월 31일까지 석달간 이주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청담동 최강 입지로 남서향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총 1230가구 가운데 일반분양물량은 약 342가구로, 내년 초 공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후 분양 단지로 시세차익이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짜 단지인 만큼 시련도 많았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은 2018년, 청담삼익은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각각 받았지만 조합원과 상가 소유주 간의 갈등으로 재건축에 난항을 겪어왔다.
신반포4지구는 아파트 간 공용부지 소유권 이전과 단지 내 유치원 폐원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고, 청담삼익은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상가소유주를 배제했다가 소송전에 휘말린 바 있다. 2~3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미니 신도시급 이주 수요··· 강남 전세시장 대란
강남권에서 약 3700가구에 달하는 이주수요가 생기면서 이 일대 전세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강남 거주자들은 학령기 자녀의 전학을 꺼리기 때문에 재건축 이주 시에도 동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규제 강화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이 일대 전세시장 가격 오름세는 더 가팔라질 조짐이다.
실제 신반포4지구 인근인 반포미도아파트 전용 84㎡ 전세가는 지난해 말 5억6000만원 정도였지만 올해 7억5000만원으로 1억9000만원 올랐고, 서초삼풍아파트 전용 79㎡는 지난 1월 전세가격이 6억8000만원에서 1개월 만에 5000만원이 올랐다. 청담자이 전용 82㎡의 경우에도 지난해 말 12억원에서 이달 12억5000만~12억8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지만 이마저도 물건이 없다.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임차해 있는 사람들 상당수는 자녀 교육 목적이기 때문에 전학이나 등하교 거리 최소화를 위해 근처 단지로의 이사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학군수요와 매수 대기수요가 맞물려 지금은 돈이 있어도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양도세를 강화하면서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해 2년 이상 실거주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점도 전세시장 불안을 야기한다. 특히 올해 서초구에서는 신반포4지구 이외에도 방배13구역, 방배14구역 등의 이주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발 전셋값 상승이 무서운 속도라 이사철 이후에도 시장이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은 전세는 물론 반전세도 거의 없고, 월 500만~600만원대 월세가 주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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