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식 공유 인터넷 사이트인 즈후(知乎)에 게재된 한 중국인의 신천지 경험 사례다. 지난해 5월경 올라온 이 게시글에는 비슷한 사례를 가진 약 20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뇌관으로 지목된 신천지가 중국에서 오랜 기간 활발한 포교활동을 펼쳤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선 최근 신천지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이용해 신도를 늘리려 한 활동을 비난한 글이 게재됐다. 중국 매체들은 또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촉발한 것으로 지목되는 신천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기회 노리고 기독교 위장해 전도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는 중국의 전염병 확산으로 불안에 휩싸인 사람들의 공포감을 이용해 중국소셜미디어(SNS) 위챗에 심리 상담방을 개설하고, 그들의 잘못된 이론을 퍼뜨렸다. 이 상담방에서는 신천지의 교주인 이만희를 믿어야 역병과 악마를 물리칠 수 있다며 중국 기독교인들을 신천지로 끌어들이려 했다고 한다.
복음시보는 이어 8일 “중국 산둥성 기독교협회는 코로나 사태를 기회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천지 등 이단의 활동에 속아서는 안된다는 통지문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신천지 신도들이 중국에서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펼쳤고, 한국의 대규모 감염이 이뤄지기 전부터 신천지에 대한 중국의 경계심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한 누리꾼이 위챗에 게재한 ‘신천지 사교가 전염병을 이용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은 “신천지가 마치 기독교 모임인 것 같이 ‘우한을 위한 기도’라는 제목의 채팅방을 개설한 뒤, 자신들의 교리를 전파하고 있다”며 “이런 위챗 단체방을 여러 개 개설해 매주 월요일마다 화상 채팅으로 교리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글에서는 중국인 신천지 신도들 중 일부가 한국에 입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언급됐다. 신천지 상하이 전도부장인 류핑이 전도한 중국인 린씨가 신천지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입국 준비했다는 것이다.
사실 신천지의 중국 내 포교 활동이 꽤 오래 전부터 지속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10만명의 새 신자가 신천지에 입교했음을 의미하는 '10만명 수료식'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베이징, 톈진, 난징, 상하이, 광둥 등 주요도시 신천지 교회에는 신도 5000명씩 모집하라는 임무도 떨어졌다고 복음시보는 보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8년 11월 중국의 반사교(反邪敎)는 ‘신천지 교회를 경계하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천지는 2017년부터 기독교계와 중국 공안당국에서 사교로 규정한 ‘사이비종교’이며, 이에 따라 불법으로 등록된 신천지 교회를 폐쇄하고 단속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이보다 더 앞선 2016년 한국의 신천지 활동을 조명하면서 신천지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 환구시보는 “한국에 사이비 종교인 신천지가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당시 신천지와 한국 기독교와의 갈등 상황을 보도했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신천지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경계심과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매체 제몐은 최근 “한국에 코로나19를 확산시키고 있는 신천지는 수백수천명이 좁은 장소에 모여 기도하는 매우 독특한 예배 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에도 널리 퍼져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과거 한국 기독교 교계와 소통을 통해 신천지를 사이비 종교로 정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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