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美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의 럭셔리 전기차인 ‘루시드 에어(Lucid Air)’ 표준형 모델에 올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고 25일 밝혔다. 양사는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금액은 계약상 밝히지 않기로 했다.
루시드 모터스는 2018년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10억달러(약 1조 1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신생 전기차 업체다. 올해 하반기 첫 양산차량인 ‘루시드 에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2.5초에 도달하며, 충전 시 주행거리는 643km에 달하는 럭셔리 전기차 세단이다.
LG화학은 우선 루시드 에어의 표준형 모델에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후 스페셜 모델로도 배터리 공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드 모터스의 전기차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 수천 개를 탑재하는 방식이라 배터리 개수를 줄일수록 관리가 용이해져 안전성이 높아진다. 이에 원통형 배터리 탑재 전기차 업체들은 꾸준히 원통형 21700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1998년 국내 최초로 원통형 배터리 상업화 및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고,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대용량 2200mAh 배터리를 출시했다. 이 같은 장기간의 노하우와 양산경험을 통해 최고 사양의 원통형 21700 배터리 개발 및 대량생산체제 구축에 성공, 루시드 모터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루시드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기존 파우치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됐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도 적극 공략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로린슨 루시드 모터스 CEO는 “LG화학과의 협업은 루시드 모터스가 전기차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최고의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고객들에게 최고의 전기차 성능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루시드 모터스와의 공급계약을 기점으로 대형 파우치 및 소형 원통형 배터리로 양분된 전기차 시장에서 모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기존 대형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위 20개 중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 등 13개의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해왔으며 최근 GM과의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이미 150조원의 대규모 수주잔액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루시드 모터스 등이 주도해오던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도 잇달아 대규모 공급계약을 이끌어내며 배터리 타입과 관계 없이 모든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했다는 자평이다.
LG화학은 전기차용으로 기존 파우치 뿐만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일찍이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가능성에도 주목, 2018년 ‘NCM811’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버스에 공급하는 등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앞장서왔다. 루시드 모터스에도 NCM811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LG화학은 지난 3일 열린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도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와 LEV(Light Electric Vehicle의 약자로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 등을 통칭)의 성장세가 클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기차와 LEV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신규 투자에 집중하겠다”면서 원통형 배터리 시장 공략 박차의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76.4GWh에서 2023년 150GWh, 2025년 227.9GWh로 매년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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