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역대 최초 1600조원 돌파···증가속도 2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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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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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6 부동산 대책 전 주택담보대출 수요 크게 늘어

  • 보험사·증권사 취급 가계대출 크게 늘어 부채 증가세 견인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탓에 11분기 연속 이어져온 부채 증가율 둔화 추세가 마무리되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증가속도는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가계 빚 부담이 다시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27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이 16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 증가세도 지난해 3분기 3.9%에서 4분기 4.1%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로 전환됐다. 가계신용 증가세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정부의 대출 규제로 2016년 4분기(11.6%) 이후 11분기 연속 낮아지는 모습이었으나 다시 높아지는 추세로 전환된 것이다. 

 

[사진=한국은행]

이는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조4000억원 수준이었으나 4분기에는 23조원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7년 4분기 31조5000억원 증가한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3조1000억원, 기타대출은 6조5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전체 잔액도 1504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1500조원을 돌파했다. 

상당수 가계대출은 지난해 연말 집값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손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연말 주택매매 거래와 전세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며 "기타대출도 주택거래 관련 부대비용이 발생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7조원으로 3분기 18조7000억원 대비 오히려 1조7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보험사나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5조5000억원으로 나타나 3분기(3조3000억원 감소) 대비 대폭 늘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고객이 제2금융기관을 통해 급격히 주택담보대출 등을 신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판매신용 증가액도 4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3분기 2조4000억원 대비 91.67%(2조2000억원) 늘었다. 연말을 맞이해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상당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판매신용 전체 잔액은 95조7000억원 수준으로,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증가세를 유지한다면 연말쯤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손 팀장은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전체로 보면 증가율이 4.1%로 2016년 이후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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