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로 온라인 채팅 방식으로 대체됐던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이 24일부터 다시 원상 복귀됐다. 이날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신문사 부사장은 새 대변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비판적 논조의 칼럼을 게재한 뒤 본사 차원에서 사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는 악의적인 모욕과 모독에 대해 '침묵의 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라디오TV총국(CMG)에 따르면 20일 WSJ 직원 53명은 임원진에 이메일로 보낸 공동 서한에서 최근 게재된 '중국은 진정한 아시아의 병부'라는 칼럼 제목을 수정하고 기고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일은 편집의 독립성 문제나 보도와 논평을 분간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릇된 제목이고 중국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한 무례한 제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WSJ 대변인은 지난 22일 신문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CMG에 따르면 자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WSJ는 욕을 퍼붓고 오만무도하면서도 사과할 용기는 없는가"라고 반문하며 "자기 고집대로 하는 만큼 그에 따른 뒷감당을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CMG는 코로나19 방역이 중요한 시기에 들어선 현재 WSJ의 행위에서 중국인 또는 중화권 사람들을 상대로 한 일부 서방 나라들의 인종차별주의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며 이는 전염병을 예방 통제하는 세계의 노력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특히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파괴하는 불씨가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CMG는 지난 3일 WSJ는 '중국은 진정한 동아시아의 병부'라는 칼럼을 발표해 중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 노력을 모독했으며, 근거없는 '중국 경제 쇠퇴론'을 펼쳐 중국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19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이날부로 WSJ 베이징 주재 기자 3명의 기자증을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일, '중국은 진정한 동아시아의 병부'라는 칼럼을 쓴 미국 보수파 외교학자 월터 미드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 신문 게재 시 저자는 제목 취사 선택의 권한이 없으며, 제목은 편집자와 논의해 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WSJ 측은 신문사 내부에서 보도와 논평부서는 '독립적 운영' 관계라며 이른바 '언론의 자유'를 빌미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CMG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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