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눈치싸움 마무리···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동반 인하

시중은행들이 눈치싸움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수신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대율 규제와 고객 이탈 우려로 수신금리 인하를 미뤄왔던 은행들이 4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섰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1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과 '신한 주거래 S20통장'의 우대이율을 종전 연 최고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저축예금의 기본이율은 연 0.2%에서 0.1%로 0.1%포인트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금리가 연 0.5~0.95%인 '원(WON) 예금' 금리를 0.5~0.87%, 연 1.4%인 '위비정기예금' 금리를 1.1%로 하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상품 금리를 연 0.7∼1.1%에서 0.6∼1%로, 'KB국민UP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연 1.35∼1.5%에서 연 1.1∼1.3%로 하향했다.

IBK기업은행은 'IBK플러스저축예금' 금리를 연 0.1~0.9%에서 지난 21일부터 0.1∼0.7%로, 최대 0.2%포인트 낮췄다. 'IBK플러스기업자유예금' 금리는 0.1%포인트 내렸다.

앞서 NH농협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예금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은행들은 통상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후 약 1~2주 후 수신금리를 낮췄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은행들이 소비자 이탈을 우려해 넉 달 만에 수신금리 인하에 나섰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로 예금 확보가 필요한 것도 수신금리 인하를 미룬 이유였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은이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선제적으로 수신금리를 낮춘 측면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은 먼저 금리를 인하했다가 고객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는 수익성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다면 예금금리 조정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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