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시스의 추락] ②미국인 '최애' 백화점 메이시스는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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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2-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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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민 백화점. 미국 백화점의 자존심.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백화점.'

최근 125개 매장 폐쇄 계획을 발표한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메이시스는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메이시스의 빨간 별모양 없이는 연말 쇼핑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쇼핑의 상징으로 통한다.

자본주의 산타,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윈도우 쇼핑을 만들어내며 미국 소매업의 역사를 새로 쓴 메이시스. 17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메이시스의 흥망성쇠 기록을 짚어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메이시스는 1851년 미국 뉴욕에서 롤랜드 허시 메이시(Rowland Hussey Macy)가 연 자신의 이름을 딴 포목점에서 출발했다. 뉴욕 14번가와 6번로가 만나는 모퉁이에 위치했다.

이후 사업이 성장하자 메이시는 점포를 11곳으로 늘리고 판매 제품을 잡화로 확대했다. 이때부터 메이시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식 백화점의 틀을 갖추면서 소매업에 새 길을 개척한다. 가격 정찰제와 제품 불만족 시 환불 보장제도를 소개했고 맞춤형 의상의 현장 제작도 도입했다. 이제는 흔해졌지만 티백과 컬러풀 수건은 메이시스가 처음 판매한 혁신적인 상품들이다.  

1860년대엔 소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주류 라이선스를 확보해 현장에서 음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1862년 연말부터 산타클로스 이벤트를 시작했고, 1864년엔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히 위해 화려한 윈도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윈도쇼핑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1877년 창업자 메이시가 사망한 뒤엔 경영권이 메이시 가족을 거쳐 1885년 도자기와 잡화 취급권을 갖고 있던 스트라우스 가족에 넘어갔다. 스트라우스 가족의 경영 아래 메이시스는 성장을 거듭한다. 1902년 플래그십 점포가 헤럴드스퀘어의 9층 건물로 이동했고, 1924년에는 리노베이션을 끝내고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국제 공인됐다.

같은 해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시작했으며, 점차 점포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며 국민 백화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1947년에는 영화 '34번가의 기적'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문화적 후광을 업었다. 1976년부터는 독립기념일 불꽃축제를 후원했다.

승승장구하던 메이시스가 시련에 부딪히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이다. 사업 인수 실패에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막대한 빚더미에 오른 것. 부채에 짓불린 메이시스는 1994년 당시 미국에서 가장 큰 백화점 기업인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스토어와 합병하면서 활로를 모색한다. 고급 백화점 블루밍데일스 등과 한 지붕 안으로 들어간 것도 이때다.

2006년에는 페더레이티드 아래 400개 매장이 메이시스로 이름이 교체되면서 메이시스 매장이 전국 850곳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07년엔 페더레이티드가 사명을 메이시스로 아예 바꾸었다. 2010년부터는 백스테이지를 통해 이월 상품을 소비자에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170년 역사의 국민 백화점 메이시스도 끊임없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도전과 소비자들의 온라인 이동이 촉발한 소매업 위기를 피해가진 못했다. 2015년 1월 14개 매장 폐점을 시작으로 9월엔 폐점 매장을 40곳 더 추가하면서 몸집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매장 방문 고객수 둔화 등에 고전하면서 올해 2월에는 총 125개 매장 폐점, 2000명 감원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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