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선> 기침을 참는 것도 자랑처럼 만들어 버린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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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0-02-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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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보람 경찰청 대변인실 행정서기보

[사진=강보람 경찰청 대변인실 행정서기보]



2020년 2월, 대한민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 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우려했던 지역감염이 본격화되면서 ‘코로나19’ 앞에서 모두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평소 인파로 붐비던 서울 시내의 거리는 한산한지 오래. 그나마 다니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는 모습이다.

여기에 ‘코로나19 괴담’은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졌던 무분별한 괴담은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이른바 ‘쓰러진 사람들’ 등 SNS에서 확산된 대부분의 소문은 거짓이며 ‘코로나19’ 환자도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고 하지만 믿지 않는 눈치다. 심지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괴담 유포자들은 법적인 처벌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러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코로나19’에 대한 근거 없는 이야기와 공포감을 조성하는 소문들이 사실인 듯 돌아다니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 근처 식당은 당연히 가면 안 되고, 의사 남편을 둔 엄마들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예방 정보 등을 알려준다. 물론 다양한 예방법은 알아두면 좋지만, 공식적으로 맞는 건지 의문을 들게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분위기도 한순간에 바뀌었다. 단지 내 학교와 길거리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은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 가려 해도 “3월 지나서 보자” 라는 말이 대부분, 그래도 지난 1월까지 집에 놀러 가는 건 거절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서로 집에서 해결하자는 식이다. 물론 집 앞 마트도 사람이 없는 건 마찬가지. 배달 차만 바쁘게 돌아갈 뿐이었다.

어린이집 주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집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들이 물었다. “엄마, 어린이집에서 어떤 친구가 기침을 했는데. 입을 안 막고 했어. 그래서 내가 막 화를 냈어. 그리고 나는 기침이 나오는 걸 참았어. 잘했지?” 라고. 아니 어쩌다 아직 어린 아들이 기침을 안 막고 한다고 친구에게 화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본인은 참았다는 말을 자랑처럼 하는 거에 미안한 맘이 들었다. 마음을 고쳐먹고 아들에게 말했다. “어린이집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손 소독을 하고 들어가니까. 친구가 기침을 안 막고 한다고 해서 화를 내지 말고 방법을 알려줘. 그리고 기침은 참는 게 아니니까 나오면 막고 하고 자유롭게 놀아” 라고 말해줬다.

잔인한 2월이 끝으로 가면서 지나친 불안감과 공포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적당한 불안감은 신종 감염병의 대응력에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하면 문제다. '공포보다 빨리 전파되는 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코로나 19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먼저 공포부터 이겨내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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