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신성장동력 찾기로 분주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분양이 줄줄이 연기된 데다가 코로나 19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23억 달러로 전년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2006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0년(716억 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특히 ‘수주 텃밭’에서 성적이 처참했다. 지난해 중동지역 수주액은 48억 달러로 2018년(92억 달러)과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한국 기업이 주로 많이 수주하는 플랜트 분야 역시 지난해 약 108억 달러로 2018년(184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내 주택시장도 밝지만은 않다. 지난 20일 정부가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코로나 19까지 빠르게 번지면서 건설업계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반도그룹은 지난달 30일 미국 LA에서 주상복합 프로젝트 '더 보라 3170' 본 착공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미국 주택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LA 한인타운 중심가에 조성되는 이 프로젝트는 지하 1층~지상 8층, 총 252세대 규모 아파트와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호반그룹도 최근 연이어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을 두고 있다. 호반그룹 계열 호반산업은 지난달 29일 독일계 TBM(Tunnel Boring Machine, 회전식 터널 굴진기) 제작업체 헤렌크네히트와 국내 TBM 관련 기술개발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미건설은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법인 '우미 비나'를 설립한 이후 현지 투자사 지분을 인수하고 현지 건설업체에 자금을 투자하는 등 동남아 시장 개척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에 위치한 서호(西湖) 지역에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건설에서 벗어나 비관련 사업으로 확장하는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반도건설의 항공사 지분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업체는 사업 다각화와 동시에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 산업에 진출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을 만든다. 호반건설은 계열사를 통해 삼성금거래소 지분과 농산물 수탁 도매업체인 대아청과 지분을 인수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이 불투명하고 해외 수주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해외에서도 외형 대신 내실을 다지며 수익성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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