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가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포스텍 내 TF를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지난 25일 포스텍 내 교수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이대로 정부에 맡긴다면 저의 거친 예상으로는 확진자 5000명, 사망자 15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이 바이러스로 침몰하기 전에, 무고한 국민이 바이러스 공포로 한없이 추락하기 전에 포항공대 과학자와 지식인 집단이 TF를 만들어 대국민보고와 제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학이 존재하는 명분, 최고의 지식과 첨단과학을 연구하는 이유는 나라와 국민의 안위를 보존하고, 재난에서 구하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 대학 어디에서도 이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지금 엄중한 사태를 나만의 안위만을 위해 웅크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지난 17~18일 포스텍에서 근무 중에 같은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와 현재 춘천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송 교수는 "과학자들은, 명문대인 포스텍은, 우리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대통령을 위한 주치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주치의는 없다. 국가 주치의(General Surgeon)가 없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대통령은 국가 GS에게 지휘권을 넘겨서 그로 하여금 최고의 감염전공 의사진을 모아 비상회의를 꾸리고 일거수일투족 일일 대책을 발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무엇을 아느냐? 그가 대구에 내려가 현장을 지휘한들, 과학적 대책과 예방정책을 고안할 수 있을까, 이게 한국의 실정"이라면서 "대구와 경북 바이러스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포항공대가 격전지의 사령탑이 돼서 바이러스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수학자, 생명공학자, 세균전문가, 컴공학자, 기계학부, 사회과학자, 모두 모여 매일 대책회의를 하고, 포스텍발 일일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월단위의 대책도 만들어질 것이다. 국가 수준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없는 상황에서 과학자집단이 나서야 할 이유"라고 했다.
또 "포항공대에서 꾸려진 과학자TF팀이 의료계와 연일 상의해서 가장 적절한 대책을 내놓는 일이 3월과 4월 내내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마지막으로 "춘천에 은신한 저도 필요하다면 즉시 차로 내려가 합류하겠다"며 "정말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우리가 가꿔온 한국이,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우리의 업적과 자산이 무너진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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