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쯤 심각한 폐렴 같은 질병이 전세계에 퍼질 것이며, 폐와 기관지를 급습하여 지금껏 알려진 모든 치료법을 무기력하게 할 것이다. (In around 2020 a severe pneumonia-like illness will spread throughout the globe, attacking the lungs and the bronchial tubes and resisting all known treatments.)"
마치 지금 현재의 상황을 보면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기술해놓은 이 글은 2008년 미국의 예언가 작가인 실비아 브라운(Sylvia Browne)이 낸 책 '종말의 날들(End of Days, 국내에는 2010년 '종말론'이란 제목으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출판한 바 있다)'에 등장하는 예언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재앙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확하게 연도까지 알아맞힌 그녀의 예언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 토크쇼의 고정멤버였고 영적 능력의 중재자를 자처했던 그녀는 2013년에 이미 작고했다.
우리를 살짝 안심하게 하는 대목은 그 다음에 등장한다.
"질병 자체보다 좀 더 난감한 것은, 이 폐렴이 시작될 때만큼이나 빨리 사라져버릴 것이며 10년 뒤에 다시 기습한 뒤 완전히 소멸할 거라는 점이다. (Almost more baffling than the illness itself will be the fact that it will suddenly vanish as quickly as it arrived, attack again ten years later, and then disappear completely.)”
실비아 브라운은 이 질병이 조기에 소멸하기는 하지만 10년의 텀을 두고 다시 찾아올 것임을 예언하고 있다.
11월 미대선과 트럼프의 운명까지?
이 예언서에 적힌 내용으로, 위의 사실보다 더 '난감'한 내용은,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에 관한 얘기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2020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가 끝장이 날 것"이라고 말하고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들이 이 정부에 신물이 나서 그 무렵 민심이 이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11월 안 그래도 뭔가 안 풀리는 듯한 미국 대선을 앞둔 트럼프에게는 불쾌하고 찜찜한 예언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1981년에 출간된 딘 쿤츠(Dean Koontz, 1945~ , 75세)의 소설 '어둠의 눈(The Eyes of Darkness)'은 중국의 후베이성 우한을 콕 집어 거명한 바이러스 스토리다. 이 소설은 '우한400'이라는 인공미생물에 감염된 뒤 군사 시설에 갇힌 아들을 발견한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에는 이런 내용이 등장한다.
리첸이란 중국인 과학자가, 당시 중국의 가장 중요하고도 위험한 신종 생물학 무기에 관한 디스켓 기록자료를 가지고 미국으로 도망친 것은 그때쯤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우한400'이라고 불렀는데 우한시 외곽의 RDNA연구소에서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연구센터에서 만들어진 인공미생물의 400번째 생존체였다. (It was around then that a Chinese scientist named Li Chen defected to the US, carrying a diskette record of China’s most important and dangerous new biological weapon in a decade. They call the stuff ‘Wuhan-400’ because it was developed at their RDNA labs outside the city of Wuhan and it was the 400th viable strain of man-made microorganisms created at that research centre.)
딘 쿤츠의 소설 '어둠의 눈'과 생물학 무기 논란
미 상원의원 톰 코튼(Tom Cotton)은 최근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바이러스가 실험이 잘못 되었거나 고의로 살포된 생물학 무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코튼 의원의 이런 주장은, 거의 정확히 딘 쿤츠 소설의 '우한400'과 궤를 같이 하는 셈이 됐다.
코로나19의 우한 발병 의혹의 한가운데 놓인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는 어떤 곳일까. 1956년 우한 미생물연구소로 개설한 이곳은 2015년 중국에서는 유일한 생물안전 4급(bsl-4)연구소로 바뀐다. 2003년에 발병한 사스를 비롯해 에볼라, 한타바이러스 등 백신이 없거나 감염위험이 높은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었던 화난수산물시장과는 32km 떨어져 있다.
지난 1월21일 중국과학원 하오페이, 리셴 연구원과 군사의학연구원 중우 연구원은 '중국과학-생명과학' 지에 논문을 발표하는데,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 바이러스의 가장 큰 차이점이 4개의 핵심단백질이 교체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변이는 자연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지만 인공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고 언급한다. 4개의 단백질이 변형되는데에는 1만번의 변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적으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겨났을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볼 수 있다.
소설 속 '우한400'이, 코로나19의 진실인가?
미국의 제임스 라이언즈와일러 박사는 "명확한 증거를 토대로 추론할 때 우한 바이러스의 새로운 유전자 조합이 실험실에서 합성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우한 바이러스가 저우산(저장성 앞바다의 섬) 박쥐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흡사하며 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중국 군에서 채취한 바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이 항 사스바이러스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우한 코로나를 만들어냈거나, 중국군이 생물학 무기로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군 내에서 생화학무기 방어 권위자인 천웨이가 지난달 31일 우한으로 가서 방역대책을 짜고 있다는 보도가 인민해방군 기관지(해방군보)에서 나온 것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2일 "이번 사태는 실험실과 관련이 없다"면서 "인류의 비문명적 생활습관에 대한 대자연의 징벌일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런 설명에도, 중국의 세균전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실험실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39년 전의 소설은, 인간의 엇나간 욕망이 빚어내는 비극과 고통을 예견한 듯 리얼하게 보여주며 대재앙으로 번져가는 이번 사태를 이미 후세의 사람들에게 경고해온 셈이다.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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