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中 '코리아 포비아' 확산 우려에...외교부 "정부에 문제 제기"

美 '입국금지 가능성'엔 "뭐라 말할 수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일부 지역의 '코리아 포비아' 확산과 관련, 외교부가 중국 정부에 문제 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8일 오후 비공식 브리핑을 자청, 기자들에게 중국 내 혐한 분위기에 대해 "상대국 정부에게 문제 제기를 하고 부당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6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했을 때 등 여러 기회에 이런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현지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이니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이 긴장을 하고 지켜보고 있다"며 "일부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서 협조하겠다고 받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부분은 정말 신경을 써서 대응을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한국인 입국자들이 연이어 강제 격리되는 등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한국발 역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 왕징의 한 아파트에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문구가 한글로 게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당국자는 미국의 한국발(發) 입국금지 조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전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통화 등을 통해 정부가 미국이 한국과 중국을 다르게 보고 있다는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 검사가 훨씬 신속하게 많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고, 미국 역시 이 점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미국의 한국발 입국금지가 임박했느냐'는 물음에 "외교부 직원들의 미국 출장계획에는 아무런 수정이 없다. 희망 사항을 더해서 여행제한 조치가 없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러시아가 전세기로 한국에 있는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그는 "전세기 동원에 대해 우리 정부에 전달된 내용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러시아 역시 오는 1일부터 모스크바·인천 구간(대한항공·아에로플로트 운항)을 제외한 러시아·한국 간 모든 항공편이 잠정 중단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란과 역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이탈리아 현지 교민 보호와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를 늦지 않은 타이밍에 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베트남이 오는 29일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는 것과 관련, "사전에 협의가 있었다"며 "단순 여행객과 교민뿐만 아니라 기업활동도 중요하니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총영사관과 대사관 직원들이 실제 공항에 나가서 비행기가 도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현장에서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같은 외교적 노력에도 한국인에 대해 입국제한 조처를 하는 곳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한국인에 대해 입국제한을 고려했지만, 우리의 외교 노력을 통해 이를 철회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책반도 꾸리고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러 미흡한 점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적해주신 데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완하고 시정 조치를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외교부. [사진=외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