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초저금리 시대에 맞춘 적절한 투자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낯설기만 하다. 전문가들도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낮은 시중금리에 코로나19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고민은 오히려 더 커진 상태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2000선이 붕괴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형주들도 믿고 투자할 만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 여기에 중소형주 주식에 투자하기엔 시장이 주고 있는 공포심리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은 단기 부동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MMF 잔액은 147조9425억원으로 연초(104조8606억원) 대비 43조819억원이 늘었다. 증가율로는 41.08%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낮은 시중금리로 예·적금에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를 보면 시중은행이 내놓은 정기예금 금리는 세후 1.40%가 가장 높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 수익률은 제로(0%)에 가깝다. 가령 1억원을 저축할 경우 1년 후에 받는 이자는 세금을 제외하고 139만5900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올 상반기(1~6월) 중 금리가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즉, 저축 매력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낮은 금리를 이용한 부동산 투자도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의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고착화된 저금리·저성장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낮은 수익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고위험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경우도 고수익을 미끼로 한 고위험 투자가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경에서는 과도한 투자보다 방어적인 투자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수익·고위험 운용 부담이 적고, 절세가 가능한 것을 관심있게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초저금리시대 재테크 전략으로 ‘세테크’를 들었다. 연 금리 2%대 상품이라 해도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면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초저금리 시대에 채권금리 하락으로 해외채권과 리츠, 가치저장수단으로 금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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