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테크] 낮은 금리에 불안한 시장… 수익에 배고픈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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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3-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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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럽과 일본에서 마이너스 정책금리가 도입된 이후, 전 세계 채권시장의 30%가 마이너스 금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국도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초저금리 진입은 시간문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초저금리 시대에 맞춘 적절한 투자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낯설기만 하다. 전문가들도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낮은 시중금리에 코로나19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고민은 오히려 더 커진 상태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2000선이 붕괴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형주들도 믿고 투자할 만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 여기에 중소형주 주식에 투자하기엔 시장이 주고 있는 공포심리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은 단기 부동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MMF 잔액은 147조9425억원으로 연초(104조8606억원) 대비 43조819억원이 늘었다. 증가율로는 41.08%에 달한다.

MMF 잔액 증가는 투자할 곳이 없는 자금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말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예치해도 운용 실적에 따른 이익금을 받을 수 있어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량채권에만 투자돼 손실에 대한 위험이 매우 낮다.

투자자들은 낮은 시중금리로 예·적금에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를 보면 시중은행이 내놓은 정기예금 금리는 세후 1.40%가 가장 높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 수익률은 제로(0%)에 가깝다. 가령 1억원을 저축할 경우 1년 후에 받는 이자는 세금을 제외하고 139만5900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올 상반기(1~6월) 중 금리가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즉, 저축 매력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낮은 금리를 이용한 부동산 투자도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의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고착화된 저금리·저성장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낮은 수익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고위험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경우도 고수익을 미끼로 한 고위험 투자가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경에서는 과도한 투자보다 방어적인 투자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수익·고위험 운용 부담이 적고, 절세가 가능한 것을 관심있게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초저금리시대 재테크 전략으로 ‘세테크’를 들었다. 연 금리 2%대 상품이라 해도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면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초저금리 시대에 채권금리 하락으로 해외채권과 리츠, 가치저장수단으로 금을 추천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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