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1세기경제보는 중국의 위안화 표시 국채가 지난달 28일부터 JP모건의 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Global Bond Index-Emerging Markets, GBI-EM)에 편입됐다고 보도했다.
5~10년물 중국 국채 9종이 10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지수에 편입된다. 편입이 완료되면 전체 JP모건 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의 10%를 위안화 채권이 차지하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JP모건 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약 2260억 달러(약 270조원)에 달한다며 이번 위안화 국채 편입으로 위안화 채권시장에 300억 달러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매달 30억 달러씩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밍립 HSBC 글로벌 자산운용 채권 담당 부국장은 로이터를 통해 "(중국 국채의 글로벌 지수 편입은) 세계 2대 채권시장에 대한 흥미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 채권시장의 4분의1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채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도 그는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중국 역내 채권시장 규모는 100조4000억 위안(약 14조 달러)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글로벌 투자자 보유액은 2조20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채가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외국인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7%로 약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은 70bp(1bp=0.0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그만큼 중국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에드먼드 고 애버딘 자산운용 아시아 채권투자 매니저는 "올해 중국 국채 수익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한 데다가 통화·재정 부양책을 통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고 있는 것을 시장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 국채는 다른 신흥국 국채보다 유럽·미국 국채와 연동성이 월등히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 사태 우려 속 외국인이 전체 신흥시장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국채 비중을 높이고 있는 이유다.
이밖에 미·중 국채 수익률 격차가 연중 최고치까지 확대되며 중국 국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미국 국채수익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나흘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1.2%대도 내줬다. 한 홍콩 외환 트레이더는 중국 21세기경제보를 통해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중국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올리는 투자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위안화 환율이 안정을 찾고 있는 것도 중국 국채 투자 불안감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달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도 뚫렸으나 최근 다시 위안화 환율이 하락(가치 상승)하며 6위안 대를 회복했다. 중국 인민은행 고시가 기준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0.07%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채권 시장이 아직 접근성이 높지 않고 불안전하다고 보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세계 채권 벤치마크 지수 중 하나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세계국채지수(WGBI)에 중국 국채 편입이 불발된 이유다. 중국 국채는 잠재적 등급 상향을 위한 '관찰 목록'에 그대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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