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19에도 소비자물가 1%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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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3-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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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비 1.1% 상승...전달보다 0.4%p 하락

  • '해외여행·외식·화훼' 서비스물가 직격탄...20여년 만에 상승폭 최저

  • 복지 정책과 집세 상승률 둔화..."물가 하락요인 상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 통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서비스물가가 20여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영향이 적었다. 해외여행, 외식, 꽃 등 국지적인 부문에 한정된 데다 복지 정책과 집세 상승률 둔화 등이 물가를 떠받쳤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80(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4%포인트 하락했다.

12개월 연속 1%를 밑돌던 소비자물가 지수는 올해 들어 개선되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는 1.5%로 올라선 뒤 2월 1.1%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1%대를 유지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1%대는 지켰다..."농산물 기저 사라지고 석유류 상승 덕"

2월 소비자물가가 1%대를 방어한 것은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오른 데 따른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3% 오르며 전월(2.5%)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작황 부진으로 급증했던 채소류 가격이 조정되고 과실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다.

농산물은 전년보다 2.6% 하락했다. 이 중 채소류는 1년 전보다 9.8% 올랐다. 배추(80.3%), 무(58.6%), 풋고추(33.3%), 고등어(15.0%), 국산 쇠고기(4.8%) 등은 상승했으나 마늘(-23.8%), 고구마(-22.8%), 고춧가루(-15.1%) 등은 떨어졌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년 전보다 물가가 2.5%, 7.0%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동기대비 2.2% 상승했다. 휘발유(15.1%), 경유(10.7%) 등 석유류가 전년보다 12.5%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사이 1.7% 상승했다.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0.7% 올랐다. 1월 4.1%나 상승했으나 다시 0%대로 꼬꾸라졌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 파악을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보다 0.6% 상승했다. 지난해 7월 1.0%를 보인 이후 7개월 연속 0%대다. 학교 납입금, 급식비 등 보건 분야 복지정책과 집세 상승률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0.5% 올랐다. 지난해 2월(1.1%) 이후 1년째 1%대를 하회했다.
 
◆코로나19 서비스물가 끌어 내려...20년 만에 상승 폭 최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과 화훼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2월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4%에 그쳤다.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상승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가 소비자물가 상승에서 전체 큰 수치로서 어떤 의미 있는 차이를 드러내지는 못했다"면서 "일부 품목에 개별적으로 한정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서비스물가 중 외식 외 서비스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1.2%로, 지난해 2월(2.3%)에 비해 반 토막 났다. 해외단체여행비는 전년동기대비 8.9% 감소했고, 병원검사료도 14.2% 급감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국제항공료는 4.2% 하락했으며, 졸업식과 행사 등이 취소되며 생화 가격은 11.8% 내렸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비스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도 0.7% 오르는 데 그치면서 2013년 1월(0.7%) 이후 가장 낮은 상승을 보였다. 통상 외식은 연초에 많이 상승하는데 전달과 상승률이 동일했고, 지난해 2월과 비교해서도 0.7% 상승에 그쳤다. 코로나19가 외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으로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사태로 가격이 급격히 오르다가 공적 물량이 풀리면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가격은 통계청이 조사하는 물가 품목은 아니지만 관계부처 협조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마스크가 오프라인 2000원, 온라인에서 800원대에 거래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4000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공적 물량 보급 후 가격이 다소 하락했다. 안 심의관은 "지금 조사 직후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격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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