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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따라 전세가율 오를 수밖에...집값 흔들리면 '깡통'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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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3-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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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값 담합, 매매대출규제 강화, 전세자금대출 활성화 등 전세상승 부추겨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가율 지표도 이를 따라갈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전세가율이 2년 계약기간 유지되는 동안 집값이 하락할 경우 전셋값이 매맷값과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웃도는 '깡통전세'가 속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세가율 상승 전망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셋값 담합', 이를 부추기는 매매자금대출 규제와 전세자금대출 활성화 등으로 강화되고 있다.

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현재(지난달 28일)까지 연도별 전세가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전세가율은 지난 2015년 71.32%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16년 69.62% △2017년 64.82% △2018년 53.89% △2019년 50.63% △2020년 50.53% 등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경기도는 2016년 고점(78.47%)을 보인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는 67.01%, 인천시도 2016년 76.56%로 가장 높게 오른 뒤 소폭 하락을 거듭하며 현재는 72.37%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기준으로 대략 2015~2016년께 전세가율이 가장 높고, 2017년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문재인 정부 출범(2017년 5월) 이후 크게 오른 집값과 무관하지 않다. 집값을 뒤쫓는 전셋값의 특성상 급등한 집값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전세가율은 집값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전세가는 매매가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전세계약은 2년단위인데 매매가는 중간에 올라버린다. 전세가는 재계약 시점에 오른다"며 "최근 2년 반까지 살폈을 때 서울지역을 비롯, 주요지역의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점차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는 전셋값이 따라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대출규제가 강화되며 세입자 전세금이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는 이들이 벌이는 '전셋값 담합', 담합을 가능하게 만드는 전세자금대출 활성화 등도 전세가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소재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 '신길뉴타운'에서 '전셋값 얼마 이하로는 내놓지 말자'는 전셋값 담합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빚어지는 현상"이라며 "보통은 입주장이면 잔금 때문에 급한 집주인이 나오면서 전셋값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요즘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에서도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할 때 '구체적인 층을 명시하지 말고 '고·중·저'로만 올려달라'는 요구를 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덧붙였다.

또 "이 같은 전셋값 담합이 가능한 이유는 매매자금대출 규제는 날로 강화되지만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걸 집주인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라며 "지금 집을 사는 사람들은 담보대출을 받지 않고 세입자가 대출을 받게 만든다"고 말을 이었다.

문제는 전세가율이 올라간 상태에서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깡통전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부동산 관계자는 "우리 지역을 기준으로 지금도 새집 같은 경우 전셋값과 매매가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며 "나중에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발생할까 우려된다. 집이 경매에 부쳐진다 해도 전셋값을 온전히 보전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 우려가 우려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공급확대정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관계자는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다주택자가 몇 채씩 보유하고 있어 눈에 띄지 않는 아파트 공실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 계속되는 공급확대정책에 따라 집값이 떨어지지 말란 보장이 없다"며 "재건축, 재개발로 늘어나는 공급은 아무것도 아니다. 논·밭·산을 깎아 만드는 신도시, 능곡지구니 장현지구니 하는 택지개발지구 등 어마어마한 아파트단지가 계속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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