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으로 빠지는 홍콩 경제..."코로나19에 홍콩 시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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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3-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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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소매 판매 21..4% 급감...슈퍼마켓 매출은 8년 만에 최고치

  • 소비 심리 위축 관광사업 악영향..."2003년 사스 때보다 심각"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홍콩 경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설상가상 주말 사이 홍콩 시위가 재개되면서 경기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홍콩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378억 홍콩달러(약 5조8049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9.4%)보다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이다. 보석·시계 등 고가품 매출은 41.6% 급감했으며, 의류·신발 등 매출도 28.9%나 줄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화장지, 손 세정제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자, 1월 슈퍼마켓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1월~2020년 1월 홍콩 소매판매 추이. [자료=홍콩통계청]
 

홍콩 정부 대변인은 "코로나19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관광사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실제로 1월 홍콩 방문 관광객 수는 320만7800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7% 급감했다. 이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03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의 관광객 감소율이다.

홍콩소매업협회는 올해 상반기 소매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50%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소매 매출이 급감하면서 유통 분야 기업들은 감원, 종업원 무급휴가 등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은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애니 야우 츠 홍콩소매관리협회 주석은 "경기 진작을 위해 많은 부동산업체들이 2, 3월 임대료를 인하해준다고 했지만 여전히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적어도 6월까지 임대료를 감면해주지 않으면 폐업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설상가상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잠했던 홍콩 시위가 주말에 재개되면서 홍콩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앞서 지난달 말 홍콩 몽콕과 프린스 에드워드 지역에서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경찰에 맞섰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시위대는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마스크 사려고 줄 선 홍콩 시민들 [사진=AP·연합뉴스]

이에 홍콩 당국은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각종 경기 부양 카드를 꺼냈다.

우선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3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금 지급 대상자는 약 700만명, 소요 예산 규모는 710억 홍콩달러(약 10조878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근로자를 위해서 근로소득세를 최대 2만 홍콩달러 한도 내에서 100% 감면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공공 주거시설에 사는 저소득층 세입자를 위해 한 달치 월세를 정부가 내주고, 홍콩의 수능에 해당하는 시험 응시료도 면제할 계획이다. 

기업 대상 부양책도 내놨다. 기업 소득세격인 이윤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면제해주고, 전기요금과 수도세는 상한액을 넘지 않는 선에서 4개월간 75%를 감면해줄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0만 홍콩달러까지 저금리로 대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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