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달리,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늘 오후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 240km, 고도는 약 35km, 2발의 발사간격이 약 20초인 것으로 분석됐다"고만 밝혔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원통형 발사관과 하늘로 치솟는 발사체의 모습이 지난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비슷하다. 원통형 발사관은 직경이 6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가 발사되는 장면과 함께 240㎜ 방사포탄이 날아가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섞어 쏘기를 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번처럼 초대형 방사포(추정) 외에 240㎜방사포 등 장사정포 수십~수백 발을 한꺼번에 '섞어 쏘기'할 경우 우리 군이 방어할 수단은 극도로 제한된다. 북한의 '섞어 쏘기'는 전술이 위협적인 이유다.
합참은 북한의 '섞어 쏘기' 전술을 몰랐다는 건지 아니면 240mm방사포가 단거리에 소구경이라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240mm 방사포가 수발 발사된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발 중 2발은 사거리와 고도, 속도 등에서 탄도 미사일급으로 판단돼 공표한 것이다"고 섞어 쏘기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전날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추정) 발사 직후 문자 공지를 통해 밝힌 "북한의 합동타격훈련 지속"이라는 표현이 '섞어 쏘기'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군 당국이) 사전에 알았는데 무시한 것이라면 '수발이 발사됐으며 그 중 2발이 240km, 고도는 약 35km 날아갔다'고 하는 것이 적확했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초대형 방사포는 CRBM(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으로 분류된다. 위성항법 등 유도시스템을 장착했고 속도가 탄도 미사일에 준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전날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추정)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북한이 그런데도 발사 장면을 공개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경제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8월24일, 9월10일,10월 31일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는 1차 17분, 2차 19분이던 발사간격이 3차에서 3분으로, 한 달여 만인 11월 28일에는 30여 초로 줄었다. 해를 넘겨 전날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2발의 발사간격은 20여 초까지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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