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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人사이드] "美 기업가정신의 상징" 잭 웰치 전 GE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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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3-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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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명적·과감한 경영으로 도산 직전에서 세계 정상 기업으로

  • '혁신과 변화'·'기업가 정신'의 유산을 남긴 '세기의 경영자'

자신의 운명을 장악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가 당신의 운명을 장악해버립니다.(Control your own destiny, or someone else will.)
 

지난 2005년 당시 故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기의 경영인'으로 불리던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향년 8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웰치 전 회장의 부인이 이날 그의 별세를 발표했다. 사인은 신부전증이다.

웰치 전 회장은 그야말로 자신의 운명을 장악한 이였다. 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에서 철도기관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명석한 두뇌를 소유했지만, 어릴 적 심한 말더듬이였다. 학창 시절 식사 시간마다 '참치 샌드위치(tuna sandwich)' 단어를 더듬어 '참치 샌드위치 두 개(two, tuna sandwich)'를 먹어야 할 정도였다.

그랬던 그는 1960년 화학 엔지니어로 GE에 첫발을 들인 후 45세였던 1981년 GE의 최연소 회장에 올라 2001년까지 20년간 회사를 이끌며 미국 최고의 경영자로 세상에 이름을 남겼다. 그가 이끄는 동안 GE의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약 14조 2848억원)에서 4100억 달러로 35배나 불어나면서, 1999년 경제 전문지 포천은 그를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라고 극찬했다.

◆잭 웰치, 냉혹한 구조조정의 대가이자 급진적 혁명가

잭 웰치는 그가 남긴 족적처럼 극적인 별명을 가지고 있다. 2001년 웰치 전 회장의 은퇴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급진적인 변화를 꾀하고 안일한 기성세대를 타파한 화이트칼라 혁명가"라고 평가했다. 그의 과감한 경영 방식은 '혹독한 구조조정'으로도 유명했다.

웰치 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하위 10%의 실적을 낸 직원과 성과가 없는 임직원을 가차 없이 내보냈다. 취임 후 5년 동안 해고된 임직원만 약 11만명에 달했다. 또 "제품과 서비스 시장에서 보통 수준의 업체가 들어설 여지가 전혀 없다"는 그의 신념에 따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흑자를 내는 부문 조차 빠르게 정리했다.

뉴욕 월가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건물은 남겨두고 안에 있는 생물만 무차별적으로 싹 쓸어버리는 원자폭탄인 '중성자탄'에 빗대기도 했다. 하지만 웰치 전 회장은 취임 당시 도산 직전의 GE를 살리기 위해 했던 불가피한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보이게 한다며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당시 故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변해야 하기 전에 변화하라"(Change before you have to)

웰치 전 회장의 악명 높은 별명은 모두 그가 일생 끊임없이 강조한 '변화'라는 경영철학 때문이다. "너무 늦기 전에 변화하라", "기업의 개혁과 변화에 있어서 성역은 없다", "변화를 적으로 인식하는 지도자는 조직에서 실패하게 된다" 등 그는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무차별적 구조조정과 1700여 건에 달하는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외적인 변화뿐 아니라, 기업 조직의 관료화를 철폐하는 기업 내부 변화에서도 선구자였다. 조직의 의사 결정을 방해하고 조직원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사장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위해 그는 인사관리 기법인 '활력곡선',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인 '식스시그마'와 같은 혁신 경영 이론을 내놓기도 했다.

웰치 전 회장 스스로는 '관대한 리더', '관리(manage)하지 않는 리더'로서 자신의 존재와 위치가 조직의 유연성을 가로막지 않도록 길을 터줬다. 그는 먼저 나서서 불필요한 의전을 철폐하고 임직원들의 업무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했으며, 유능한 직원에게 자유와 기회, 실패를 통해 성장할 여유를 마련해줬다.

잭 웰치의 가장 큰 유산은 "안정과 충성, 영속과 같은 낡은 이상을 타파하고 민첩성과 속도, 쇄신과 혁신을 전면에 내세운 미국의 기업가 정신"이라고 NYT는 추모했다.

 

지난 2013년 당시 故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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