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따기” 중국 영주권 취득 더 쉬워진다

中사법부 '외국인 영주권 조례' 초안 발표

고소득·고학력자, 전문인력, 투자기업인 등 영주권 신청 대상

영주권 기준 완화···중국내 찬반여론 '분분'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알려진 중국 '그린카드(영주권)' 취득이 한층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중국에 거주 경험이 없어도 전문 인력으로 추천받으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중국서 최소 3년 이상 거주한 고소득·고학력자 외국인도 조건만 충족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중국 사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외국인 영구거류 관리규정 조례(초안)’의 주요 내용이다. 사실상 해외 고급 인력을 중국으로 유치하는 게 목적이다. 사법부는 오는 27일까지 이와 관련한 사회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다고 중국 온라인맨체 제몐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외국인 영구거류신분증(영주권). [자료=바이두]

◆ 고급 전문인력 유치···중국서 살지 않아도 영주권 신청 가능

초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중국 '영구거류신분증(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전문 인력이나 중국 발전에 특출한 공헌이 있다고 인정받으면 중국에 거주하지 않아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이테크기업·혁신기업·국내 저명기업에서 유치·추천한 고급 경영진이나 고급 전문기술 인력 △중국 국가 중점 대학교·과학연구기관에서 유치·추천한 부교수, 부연구원급 이상 인재 △중국 국가 중점발전 산업이나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등이다. 

△과학기술·교육·문화·보건·스포츠 등 방면에 특출한 공헌을 하거나 △중국내 자선활동, 외국과 우호 교류 협력, 세계평화 수호와 발전에 공헌한 인재는 중국 중앙부처나 성·직할시·자치구 지방정부 추천을 받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 최소 3년 거주한 고연봉·고학력자도 영주권 대상자

 

고학력 인재도 영주권 신청 대상이다. 박사 학력이나 세계적으로 지명도 높은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 인재에 대해 중국서 만 3년 이상 근무(실제 거주 1년 이상)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소득자도 조건에 따라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국가발전 산업에서 만 3년 이상 근무(실제 거주 1년 이상)하고, 연간 소득이 현지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의 5배 이상인 경우 △중국내 만 4년 이상 근무(실제 거주 2년 이상)하고, 연간 소득이 현지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의 7배 이상인 경우 △ 중국내 만 8년 이상 근무(실제 거주 4년 이상)하고, 연간 소득이 현지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의 4배 이상인 경우다. 

중국에서 사업 투자를 하는 사람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중국내 1000만 위안(약 17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 △중국 국가에서 장려하는 외국인 투자 지역에 투자하고 투자액·납세액·고용 등 방면서 기준에 부합할 경우 △중국내 하이테크, 혁신기업 등을 설립한 경우다. 이들은  3년간 투자 상황이 안정적이고 납세 기록이 양호하면 현지 성·직할시·차지구 정부 추천을 거쳐 영주권 신청할 수 있다.

가족 관계를 통해서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중국인과 결혼한지 만 5년 이상, 연간 중국에서 최소 9개월 이상 거류한 경우, 그리고 영주권 취득자의 미성년자 자녀도 영주권 신청 대상이다. 60세 이상 노인 중 국외에 직계 친족이 없어 중국내 직계 친족에 의탁하며, 중국에 만 5년 거주한 경우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이밖에 기타 정당한 이유로 중국 영주권이 필요한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 영주권 기준 완화···중국내 찬반여론 '분분'

사실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년마다 외국인 거류증이라는 걸 발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은 매년 발급받기가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영주권을 취득하면 이런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중국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의료보험, 자녀교육, 주택구매, 금융업무, 통관 등 혜택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게 된다.

다만 영주권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놓고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 사이에 반감은 상당해 보인다. 사법부에서 올린 해당 초안은 조회 수가 40억건이 넘었을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중국인들은  '기타 정당한 이유' 등과 같은 애매모호한 표현은 둘째 치고, 불법이민자가 법의 허점을 악용해 중국에 몰려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 중국일보는 "중국의 영주권 관리제도는 중국의 개방 확대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인은 외국인 이민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중국은 영주권을 취득하는 절차나 심사가 워낙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미국 그린카드'를 받는 게 더 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은 2004년부터 영주권 제도를 시행했다. 그런데 2015년까지 12년간 실제로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은 1만명 남짓이었다. 연간 1000명도 채 발급받지 못한 것. 미국이 매년 100만명 안팎에 영주권을 발급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에 중국도 2016년부터는 해외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영주권 발급을 차츰 늘려왔다. 2016년 한해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은 1576명으로, 전년 대비 2.6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