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신천지 급습'에 이만희 '자발적' 검체 채취…'강제수사 안된다'던 검찰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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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3-0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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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력 동원하면 신천지 더 숨어든다'? ... 실제론 정반대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전날(2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거칠어진 여론의 진화를 위해 나섰지만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지만 검찰은 아직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이 나서면 신천지가 더욱 숨어들어 방역에는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게 명분인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신천지 총본산(과천)과 연수원(가평)을 직접 찾아가 명단확보와 이만희 총회장의 감염검사를 강행해 성공하면서 검찰의 논리가 무색해지게 됐다.  

이 때문에 검찰이 증거인멸을 할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총회장은 전날(2일) 오후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미친 점에 대해 고개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 31번 확진자를 언급하며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감염자가 나왔다고 강조할 뿐 아니라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려 왕건의 예를 들면서 '전염병에서 군사들을 구하기 위해 적에게 무릅을 꿇었다'라고 말해 사실상 보건당국과 정부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적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메시지인 셈.

이런 상황 때문인지 이날 이 총회장이 방역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일선의 신천지 신도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신천지 신도인 경북 경산의 공무원이 지난 1월에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공분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방역 당국과 협의한 뒤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제수사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제수사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일선 검찰청에 "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하거나 거부하는 등 불법행위가 있으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한 바 있지만 검찰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외형상 보건당국과 발을 맞추어 나가겠다는 모양새지만 어디까지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하지 않는 명분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검찰의 입장은 조만간 중대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강하게 압박하자 오히려 신천지의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장 2일 밤 이 총회장에 대해 경기도가 실시한 '검체 채취'가 여러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이날 가평 신천지연수원까지 직접 찾아가 이 총회장의 검체를 확보했다. 과천에 있는 신천지 총본산에서 신도명단을 확보한 데 이어 두번째다. 

여론도 검찰의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5~28일 2520명을 상대로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포인트)에 따르면 신천지 압수수색에 찬성하는 이가 86.2%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의 입장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검찰은 3일 코로나19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는 등 문재인 정부 쪽으로 칼을 돌리고 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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