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불과 3개월 만에 낙마했다.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다. 농협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자신의 세력권인 경기도 지역을 위협하는 이 행장을 탐탁치 않게 여겨온 끝에 결국 내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범 농협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날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결과 이 행장의 사표가 수리됐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행장 선임 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장승현 수석부행장이 행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새롭게 당선된 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계열사 CEO가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농협 특유의 조직 문화다. 이 과정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는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통상 사표가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앞으로 임기가 9개월가량 남은 이 행장의 사표가 처리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뚜렷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 이 행장은 취임 1년 만인 2018년 당기순이익 1조2226억원을 기록해 농협은행 최초로 1조원 순익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1조51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실적에서 흠 잡을 것 없는 CEO가 그동안 관례와 달리 돌연 사임하게 되면서 농협 내부의 알력다툼이 원인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이 취임 초기 '김병원 전 회장 지우기'를 진행한 결과 이 행장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행장 외에 이번에 사표가 수리된 허식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이사 등은 모두 김 전 회장 시기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이 회장과 김 전 회장은 농협 내부에서 대표적인 숙적으로 통한다. 2016년 실시된 제23대 회장선거에서 이 회장이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으나, 결선투표에서 2위였던 김 전 회장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분루를 흘려야 했다. 올해 1월 치러진 24대 회장선거에서도 김 전 회장의 지원을 받은 유남영 후보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할 수 있었다. 김 전 회장 측근들에 대한 눈길이 고울리 없다.
이에 더해 올해 선거 과정에서 이 행장은 물밑에서 이 회장을 위협하는 '카드'로 활용된 탓이다.
우선 경기도 출신인 이 회장은 경기도 출신 농협조합장 및 농협 관계자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아왔다. 반면 경기도 포천 출신인 이 행장은 지연(地緣)이 닿는 이 회장보다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활동해 왔던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중앙회장 당선 직후 경쟁자였던 이 회장의 세력권인 경기도 농협조합장을 회유하기 위해 경기도 출신을 우대하겠노라 약속했다. 그 영향으로 당시 농협은행 본부장이었던 이 행장을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로 파격 발탁했으며, 2018년에는 농협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농협 계열사 내부 관계자는 "우선 경기도 출신인 이 행장이 같은 지역의 대부인 이 회장의 손을 잡지 않은 것부터 양자의 관계가 좋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세력권인 경기도 조합장을 회유하려는 김 전 회장의 공격을 상징하는 인물로 이 행장을 생각해왔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행장이 2년 이상 장기 집권한 것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행장처럼 김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창수 농협손보 사장은 지난해 말 선임돼 이제 갓 임기 3개월을 보내고 있는 터라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른 농협 계열사 내부 관계자는 "최 사장 역시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이나 이제 막 계열사 CEO에 오른 인물을 일거에 내보낼 경우 조직 내 후폭풍을 부담스러워한 것 같다"며 "농협손보는 농협은행보다 더 규모가 작은 계열사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범 농협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날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결과 이 행장의 사표가 수리됐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행장 선임 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장승현 수석부행장이 행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새롭게 당선된 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계열사 CEO가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농협 특유의 조직 문화다. 이 과정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는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통상 사표가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앞으로 임기가 9개월가량 남은 이 행장의 사표가 처리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적에서 흠 잡을 것 없는 CEO가 그동안 관례와 달리 돌연 사임하게 되면서 농협 내부의 알력다툼이 원인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이 취임 초기 '김병원 전 회장 지우기'를 진행한 결과 이 행장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행장 외에 이번에 사표가 수리된 허식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이사 등은 모두 김 전 회장 시기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이 회장과 김 전 회장은 농협 내부에서 대표적인 숙적으로 통한다. 2016년 실시된 제23대 회장선거에서 이 회장이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으나, 결선투표에서 2위였던 김 전 회장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분루를 흘려야 했다. 올해 1월 치러진 24대 회장선거에서도 김 전 회장의 지원을 받은 유남영 후보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할 수 있었다. 김 전 회장 측근들에 대한 눈길이 고울리 없다.
이에 더해 올해 선거 과정에서 이 행장은 물밑에서 이 회장을 위협하는 '카드'로 활용된 탓이다.
우선 경기도 출신인 이 회장은 경기도 출신 농협조합장 및 농협 관계자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아왔다. 반면 경기도 포천 출신인 이 행장은 지연(地緣)이 닿는 이 회장보다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활동해 왔던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중앙회장 당선 직후 경쟁자였던 이 회장의 세력권인 경기도 농협조합장을 회유하기 위해 경기도 출신을 우대하겠노라 약속했다. 그 영향으로 당시 농협은행 본부장이었던 이 행장을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로 파격 발탁했으며, 2018년에는 농협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농협 계열사 내부 관계자는 "우선 경기도 출신인 이 행장이 같은 지역의 대부인 이 회장의 손을 잡지 않은 것부터 양자의 관계가 좋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세력권인 경기도 조합장을 회유하려는 김 전 회장의 공격을 상징하는 인물로 이 행장을 생각해왔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행장이 2년 이상 장기 집권한 것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행장처럼 김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창수 농협손보 사장은 지난해 말 선임돼 이제 갓 임기 3개월을 보내고 있는 터라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른 농협 계열사 내부 관계자는 "최 사장 역시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이나 이제 막 계열사 CEO에 오른 인물을 일거에 내보낼 경우 조직 내 후폭풍을 부담스러워한 것 같다"며 "농협손보는 농협은행보다 더 규모가 작은 계열사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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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농협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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