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익을 올린 국민연금이지만 향후 보완해야 할 점도 만만치 않다. '덩치'가 커진 만큼 전문성을 갖춘 운용 인력을 충원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올해부터 본격화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반영한 책임투자와 의결권 행사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0년도 제1차 기금운용 전문가 공개모집을 지난달 2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본부는 이번 채용에서 해외주식과 대체투자를 비롯해 리스크관리와 운용지원 등 각 분야 전문가 1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번 채용은 점차 규모가 커지는 기금 상황을 고려해 진행됐다. 기금 규모는 지난해 말 이미 736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육박했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머물던 투자 비중도 해외 주식 및 채권은 물론 다양한 대체투자 영역을 포괄하게 됐다.
특히 대체투자의 경우 지난해 목표 비중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12%였으나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11.4%에 그쳤다. 전통적인 주식과 채권이 아닌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보다 깊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국민연금도 이에 따라 올해 채용에서 해외 및 대체투자 분야 운용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ESG 투자도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부터 국민연금은 ESG 요소를 반영하는 책임투자를 기금운용 원칙에 추가했다. 그간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비판받은 ESG평가체계를 손질하고 국민 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해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과 범위를 규정한 가이드라인도 정립했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4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권 행사를 자문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상근 전문위원 3명, 외부전문가 6명을 구성된 수탁위는 당장 3월 주주총회 시즌부터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로 꼽히는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현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에 대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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