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구촌 곳곳에서 '마스크 사재기' 기승....日 휴지까지 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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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홍승완 기자
입력 2020-03-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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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보호장비 물량을 현재보다 40% 더 늘려라"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사재기'가 기승이다. 사람 간에 전염되는 코로나19 공포 속에 보호장비인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반면 공급 물량은 수요 급증을 따라가지 못해 지구촌 곳곳에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9명까지 늘어난 미국에서도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도 마스크 공급 불안을 틈타 바가지를 씌우는 판매업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가격이 평소에 비해 20배 이상 높게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일례로 3M이 생산하는 20개짜리 마스크가 아마존에서 387달러에 판매됐다. 이 마스크의 소매 가격은 14.99달러다. 또한 N95 방역용 마스크 10장은 128달러(15만2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시동을 걸기 전(41.24달러)보다 3배 오른 것이다. 

손소독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자당 10달러 미만에 판매되던 퓨렐 손소독제는 아마존에서 400달러에 팔리고 있다. 판매자가 4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불법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나쁜 판매자들이 세계 보건 위기 상태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행위에 실망했다"며 "오랜 정책에 따라 최근 수만 건의 판매를 막거나 판매 목록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싱가포르의 한 매장에 마스크, 손세정제가 품절됐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EPA·연합뉴스]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뛰어넘어 '화장지 사재기'까지 등장했다. 일본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마스크와 화장지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중국으로부터 모든 자재 수입이 줄어 마스크를 만드느라 화장지 만들 재료가 없는 상태"라는 뜬소문이 퍼지면서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29일 "화장지 부족 사태는 없다"며 "중국에서 오는 물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일본에 재고가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품귀현상에 '나쁜 상술'까지 등장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공공병원 의료기관인 니노헤 병원의 40대 여성 임시직원이 병원 창고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몰래 빼돌려 10배 비싸게 판매했다. 이 직원은 일회용 마스크가 60장씩 들어 있는 여덟 상자를 훔친 뒤 벼룩시장을 통해 병원이 사들인 가격의 10배인 1만5000엔(약 16만원)에 판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서 '마스크'를 검색하면 "마스크 언제까지 품귀(マスク いつまで品薄)"가 연관검색어로 나타날 만큼 나라 전체가 마스크 부족사태에 놓여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 일본 도쿄 다치카와시의 한 판매점에 있는 매대가 텅 비어있다. 평소 이 매대에는 마스크가 진열되어 있던 곳이다. [사진=일본인 독자 제공]


코로나19 확산의 중동 거점인 이란은 최근 들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마스크 사재기를 벌이는 경제 범죄자에 최고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며 강력 경고했다. 이날 이란에서는 하루 새 확진자가 835명 폭증해 총 2336명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마스크, 손소독제와 같은 위생용품과 의료용품, 장비 등을 사재기하는 행위는 엄벌 대상"이라며 "이런 범죄는 5∼20년의 징역형부터 최고 교수형까지 처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촌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는 마스크 사재기 현상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수요 증가와 사재기, 오용 등으로 개인 보호장비의 글로벌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수술용 마스크의 가격은 6배, N95 호흡기와 가운 가격은 각각 3배와 2배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의료진을 보호하지 않고는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다"며 "전 세계가 보호장비 물량을 현재보다 40%가량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각국 정부에 개인 보호장비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장려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개인 보호장비와 의약품의 수출과 유통 제한을 완화하도록 촉구했다. 
 

스위스 취리히 시내에 있는 한 약국에 28일(현지시간) 마스크가 품절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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