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전쟁 중에도 '꽃'은 핀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아름다운 '사람 꽃'이 눈부시다. 전인화(戰·人·花)다.
특히 이제 갓 군문(軍門)에 들어선 이들이 한 명 열외 없이 ‘준전시 상황’인 대구로 향해 박수를 받고 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있는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는 육·해·공군사관학교와 같은 4년제 국립 특수대학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간호장교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매년 입학정원은 90명, 이 중 남자는 10% 안팎으로 뽑는다.
3일 졸업식·임관식을 마치고 소위로 임관한 75명이 60기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군 구조조정을 이유로 폐교가 결정됐다가 2002년 다시 신입생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70년 역사에 비해 기수 숫자가 적다.
이번 60기 간호장교 전원은 임관과 동시에 첫 임지, 국군대구병원으로 향했다. 원래는 각자 부임지가 따로 있었지만 변경됐다. 또 임관 직후 3주 동안 받는 군사훈련도 연기했다.
이들을 대표로 신소현, 곽혜민 소위가 카메라 앞에 섰다.
대구가 고향, 대구여고를 나온 신 소위는 “솔직한 심정으로 위험 지역에 들어가는 게 무섭고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동기 모두 함께해 괜찮다”라면서 초임 장교 특유의 씩씩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부모님이 계신 대구가 첫 임지라 부담이 되지만 부모님이 ‘네 마음가짐이 그렇다면 걱정을 덜 수 있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곽 소위는 “이제 갓 임관하는 소위라 다른 의료진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4년동안 국가와 군에 도움을 받은 것을 국민들에게 나눠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국방부는 신임 간호장교뿐만 아니라 올해 새로 임용되는 공중보건의 750명의 군사교육을 조정해 코로나19 대응에 조기 투입할 예정이다. 또 오는 11일 소집 예정인 군의관 후보생 680여 명에 대한 군사교육도 코로나 현장에서 활동 중이거나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한 달 연기해줄 예정이다.
많은 ‘사람 꽃’이 계속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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