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나라 걱정에 눈물을 흘릴 때, 나는 대구가 안타까워 눈물이 났다. 엄중했던 일제 치하에서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봄을 일깨워준 청라언덕의 대구가 몹쓸 역병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라언덕을 노래한 ‘동무생각(思友)’이 떠오른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1922년 이은상의 시에 박태준이 작곡한 이 노래는 한 세기에 걸친 대한민국의 애창곡이다. 청라는 담쟁이의 한자어다.
그 낭만의 청라언덕에 외국 의료 선교사들의 숨결을 지켜온 대구 동산병원이 자리잡고 있다. 동산병원은 본디 19세기 말 천연두 등 역병을 치료하기 위해 세워진 의료기관이다. 이런 동산병원이 코로나19의 감염 환자들을 치료하는 최전선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끝이다. 동산병원이 코로나로부터 우리의 봄을 지켜주길 기도한다 <곽재원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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