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업체 투자했지만 코로나19 타격…소프트뱅크, 악몽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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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3-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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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부동산업체 쯔루·베이커에 각 10억 달러 투자

  • 위워크와 비즈니스모델 유사한 쯔루... 불확실성 커져

비전펀드 투자 실패 이후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벤처투자 큰손’ 일본 소프트뱅크가 또다시 투자실패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중국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이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산하 비전펀드를 통해 지난 11월 중국 부동산 관련 기업 2곳에 투자를 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중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베이커자오팡(貝殼找房·베이커)과 임대주택 중개회사 쯔루(自如)다.

비전펀드는 쯔루에 총 10억 달러(약 1조1850억원)를 투자했다. 직접투자와 주식 매입 방식으로, 투자액은 각각 5억 달러씩이다. 덕분에 쯔루의 기업가치는 66억 달러로 뛰었다. 베이커에도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중국 투자회사 힐하우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 중국 IT공룡 텐센트가 베이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베이커 기업 가치는 140억 달러를 넘어섰다.

비전펀드가 중국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보인 건 지난해 중국 중산층 확대로 부동산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주택판매액은 전년도에 비해 10% 증가한 13조9400억 위안(약 2383조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부동산 중개와 임대시장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취업을 위해 주요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의 주택 임대 수요가 높아지면서다. 비전펀드는 이 점을 높이 평가하고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전펀드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베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게다가 쯔루의 비즈니스 모델이 소프트뱅크의 대형 실패를 안겼던 위워크와 유사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위워크가 사무실 공유서비스 기업이라면, 쯔루는 주택 임대를 중개하는 업체다. 개인으로부터 주택을 장기간 임대해 개조한 뒤 단기 임대를 놓는 방식이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470억 달러로 보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었다. 그러나 위워크의 불안한 수익 구조 문제로 결국 지난해 상장이 무산됐다. 자금난에 빠진 위워크에 50억 달러 자금까지 수혈해줬지만 상장까지는 무리수였다. 

위워크보다 앞서 상장한 핀터레스트·리프트·우버 등 다수의 기업들이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한 것도 소프트뱅크를 짓눌렀다. 결국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2’는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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