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체크]미국 에너지정책에 OPEC 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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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3-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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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에너지 자립도 높아지면서 OPEC 힘 시들

  • 세계 원유 생산량 2.7% 늘어난 반면 OPEC 8.4%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빅3가 원유 생산량을 키우면서 에너지 지정학적 판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기준 하루 원유 생산량 1531만 배럴을 기록하며 사우디아라비아(1228만 배럴)와 러시아(1143만 배럴)를 따돌리고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등극했다.

미국은 2010년대부터 셰일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석유 순수출국으로 돌아섰다. 캐나다와 러시아, 중남미 등 비(非)석유수출기구(OPEC) 산유국들도 생산을 늘려 글로벌 원유 공급은 OPEC을 제외한 국가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OPEC의 세계 석유 생산량은 줄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세계 원유 생산량은 2.7% 늘어났지만, OPEC 생산량은 8.4% 줄어들었다. OPEC 회원국이 감산해도 전체 원유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OPEC 플러스는 국제유가가 낮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올해 3월까지 감산 합의를 했지만 시장은 OPEC의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였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7.52달러(6월 28일)에서 65.01달러(7월 1일), 62.72달러(7월 2일) 순으로 하락했다.

OPEC이 ‘종이호랑이’가 됐다는 지적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 시장 조사기관 IHS 마킷의 대니얼 예긴 부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세계 에너지 시장은 OPEC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 산유국이 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3파전으로 진행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을 견재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이른바 반독점법에 근거해 OPEC 회원국들이 협의를 통해 증산 또는 감산하는 것을 담합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노펙(NOPEC)’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유 전문가들은 OPEC에서 회원국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보며 OPEC 파워가 더욱 더 약해 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 2018년 OPEC 창설 멤버인 카타르가 회원국을 탈퇴한 데 이어 원유 생산량으로 세계 6위, OPEC 2위인 이라크가 OPEC을 뛰쳐나올 수 있다고 분석된다.

마이클 코언 바클레이스은행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테러집단 IS(이슬람국가)와 내전을 마치고 국가 재건 사업 비용이 필요한 이라크는 OPEC의 감산 방침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반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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