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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人사이드] 굶어서 모유수유도 못하는데…마두로 "여성들 6명씩 낳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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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3-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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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여성의 날' 발언에 빈축

  • '한 나라 두 대통령' 1년 째...정치 불안에 경제난 덮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모든 여성은 국가를 위해 6명의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발언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그의 발언이 여성의 몸을 수단화하고 여성 인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몇 년째 이어진 정치 불안과 경제난에 고통을 겪는 국민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밤 여성 건강 정책을 논의하는 행사에 참석해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라며 "여러분과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여성은 6명씩 자녀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그의 발언이 국영TV를 통해 방영되자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인 카라카스에서 활동하는 여성단체 '아베사'는 "마두로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성은 자궁보다 훨씬 많은 권리를 가진 시민"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정치인인 마누엘라 볼리바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병원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백신은 부족하다. 아이들은 영양실조를 겪고 산모들은 모유를 수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두로는 지난 2013년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죽자 대통령 자리를 승계했다. 독재 정권에 오랫동안 시달린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후안 과이도 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필두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섰다.

작년 1월 과이도는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지만, 마두로는 여전히 실권을 장악하고 있어 '한 나라 두 대통령'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길어지는 정치 불안에 경제난도 심각하다.

지난달 23일 유엔식량계획(WFP)은 보고서를 통해 베네수엘라 인구의 3분의1에 달하는 930만명이 보통 혹은 아주 극심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처했다고 밝혔다. 또 유니세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아동의 13%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0~1세 영아 1만1466명이 사망했다. 인큐베이터와 같은 기본 장비가 부족하고, 임신부가 엽산과 같은 필수 영양제를 섭취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결과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2017년부터 영아 사망률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AFP는 최근 베네수엘라 젊은​이들이 모텔을 갈 돈이나 콘돔과 피임약을 살 돈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경제난이 청년들의 성생활도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에 참여한 시위대.[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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