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쿠키 만들고 게임 즐기고...슬기로운 '집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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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20-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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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개학 미뤄진 자녀와 집에서 알찬 놀이시간

  • 아이들이 직접 만든 초콜릿 쿠키 맛보며 '웃음꽃'

  • 추억의 부루마블 게임 OTT 영화 한 편 보면 시간 훌쩍

[그래픽=김효곤 기자]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 연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교육부가 결단을 내렸다. 오는 23일까지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개원을 비롯해 학교 개학을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주부 이경희(44)씨는 걱정이 앞섰다. 앞으로 10여일 동안 아이와 집 안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애니메이션을 보고 쿠키를 만들고, 보드게임을 즐기며 현재 주어진 시간을 조금이나마 알차게 보내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불안감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지금이다. 이맘때면 학교엔 아이들 웃음소리로 생기가 넘쳐나야 하는데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전례 없는 '휴교령'에 아이들은 '집콕(집에 콕 박혀 있다는 뜻)' 중이다. 그야말로 '이불 밖은 위험해'란 말이 현실이 돼버린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자제하라"는 말을 되새기며 집에만 있어도 마음만은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개학이 미뤄진 아이와 집 안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활동들을 소개한다.
 

개학이 연기된 아이와 최근 초콜릿 만들기 시간을 가져보았다. 서툰 솜씨지만 자신의 힘으로 초콜릿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아이. [사진=기수정 기자]

◆초콜릿 만들까 쿠키 만들까···아이가 즐거우면 나도 즐거워

"네가 쉐프가 돼서 쿠키를 만들어 보는 거야."

며칠 전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쿠키 만들기 세트와 초콜릿 만들기 세트를 꺼내 아이에게 주고, 임무를 부여한다. 시중에는 쿠키 만들기 재료부터 간편함을 더한 패키지 용품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초보라면 '패키지 용품'이 제격이다.

자, 무엇부터 만들어볼까? 조물조물 주무르고 모양을 만들고···. 쿠키부터 만들어보기로 한다. 반죽을 실온에서 녹이거나 전자레인지에 10초간 돌려준다.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살짝 녹은 반죽을 손으로 눌러 속까지 부드럽게 만든다. 반죽에 온기가 닿으면 금세 부드러워진다.

말랑해진 반죽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준다. 유선지를 깔고 160~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0분가량 구워주면 '나만의 쿠키'가 완성된다. 오븐이 없어도 가능하다. 요즘엔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을 활용한 쿠키 만들기 세트도 다양하게 나왔다.

집중하며 반죽을 하고 쿠키 모양을 만들고, 장식까지 스스로 만든 쿠키를 맛본 아이는 "이거 내가 만들었어. 멋지지?" 하며 어깨를 으쓱인다. "정말 멋진데? 맛도 훌륭해." 진심 어린 칭찬 한마디에 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어서 초콜릿도 만들어보자고 재촉한다.

초콜릿 만들기는 더 수월하다. 코팅용 초콜릿을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아 20~30초 간격으로 녹인다. 색상이 다양하다면 색깔별로 구분해 용기에 각각 담은 후 녹이면 된다.

초콜릿이 잘 녹으면 티스푼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틀(몰드)에 채워준다. 이때 일회용 짤주머니를 이용해 담으면 좀 더 깔끔하게 채워진다. 초콜릿을 채운 후에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서 약 10분 굳힌다. 초콜릿펜이 있다면 따뜻한 물에 중탕한 후 굳은 초콜릿 위에 원하는 모양으로 장식하면 만들기는 끝이 난다.
 

부루마블은 개학이 연기되고 집에 있는 아이와 즐기기 좋은 보드게임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실내게임으로 즐기는 세계여행···추억의 부루마블

집 안에서 세계여행도 즐길 수 있다. 건물을 지었다 팔기도 하고, 상대방이 내 건물이 있는 도시에 도착하면 임대료도 받는다. 눈치챘는가? 부모에겐 추억을, 아이에겐 신선함을 안기는 보드게임 '부루마블'에 대한 얘기다.  부루마블은 딱지치기·구슬치기 등을 하며 놀던 시절 어린이 놀이문화에 '보드게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1980년대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국내 최초 보드게임 부루마블. 아이에게 부루마블 게임 방식부터 설명하기로 한다. 2~4명 모여앉아 각자 주사위를 굴려 그 수대로 게임판 위 말을 움직인다. 게임판 위 각 칸은 나라별 유명 도시가 명시돼 있다. 참가자들은 이곳에 건물을 세울 수 있다. 건물은 별장부터 빌딩, 호텔까지 다양하다.

내가 다른 사람 건물이 세워진 곳으로 이동하면 건물주인 다른 참가자에게 임대료를 내야 한다. 어떤 건물인지에 따라 임대료도 차이가 있다. 잘 생각해 적재적소에 건물을 세우는 것이 승리 전략이다. 

규칙을 숙지한 후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은 게임일 뿐인데 건물을 짓고 나면 본인이 진짜 '건물주'가 된 것처럼 기쁘고, 임대료를 내야 하면 몹시 속이 쓰려온다. 게임에 참여한 아이도 울었다, 웃었다 하며 어느새 게임 속으로 푹 빠져든다. 

게임판 곳곳에는 말판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이벤트칸 등이 자리하고, 황금열쇠 카드를 통해 돈을 얻거나 잃기도 한다. 어떤 황금열쇠를 뽑느냐에 따라 역전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돈을 전부 잃으면 파산으로 처리해 게임에서 탈락한다. 이후 참가자들이 차례대로 파산하고 마지막까지 남는 참가자가 승자가 된다.

모든 게임이 종료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1시간. 하지만 게임에 몰입하면 온종일 해도 지루함이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집에만 있게 된 아이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이경희씨 제공]

◆영화만 봐도 시간 순삭···OTT 서비스로 집콕 만족도 'UP'

지금은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초고화질 영상(4K FHD)으로 영화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런 서비스 덕에 집콕 생활 즐거움은 배가 된다.

추억 품은 게임으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면 이제 집 안에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골라 보며 시간을 보내자. 집에 있는 아이와 영화관이나 공연장 나들이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제격이다.

집콕족이 즐기기 편한 OTT는 전 세계 안방을 장악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유튜브다. 웨이브·티빙·푹호핀 등 ​국내 서비스도 있다.

한 달에 1만원 정도면 전 세계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TV는 물론 모바일로 즐길 수 있다. 처음 몇 번만 골라보면 그다음부터는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띄워준다.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OTT에는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은 물론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어린이를 애니메이션도 다양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부터 '주토피아'까지 온가족이 나란히 앉아서 감상하기 좋은 영화는 집콕이 주는 답답함을 떨치기 제격이다. 아이들은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집어 들고 영화를 고른다. 그렇게 '겨울왕국'부터 '토이스토리'까지 영화 몇 편을 섭렵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다. 

넷플릭스는 이달 중 TV 시리즈와 영화 등 오리지널 작품을 55편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40편에 비해 15편 늘린 것이다. 집콕족이 혹할 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동에 거주하는 이경희씨 집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영화를 고르는 아이들 모습. [사진=이경희씨 제공]

이경희씨는 개학이 연기된 딸아이와 함께 쿠키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사진=이경희씨 제공]

이경희씨 자녀가 완성한 쿠키. [사진=이경희씨 제공]

아이들이 만든 쿠키를 오븐에 넣기 전 촬영한 사진. [사진=이경희씨 제공]

보드게임 부루마불 게임 규칙을 익힌 아이가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서툰 솜씨지만 자신의 힘으로 초콜릿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아이 [사진=기수정 기자]

서툰 솜씨지만 자신의 힘으로 초콜릿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아이 [사진=기수정 기자]

서툰 솜씨지만 자신의 힘으로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초콜릿에 동물모양 장식을 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완성된 동물 초콜릿.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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