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지는 차기 농협은행장 하마평…이성희 체제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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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3-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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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의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가 한창이다. 앞서 이대훈 전 행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최측근을 중용하면서 ‘친정 체제’를 공고히 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4월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도 바꾸며, 금융 계열사 전반을 본인의 영향력 아래에 두는 ‘원라인(ONE LINE)'을 구축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6일 농협금융 내 한 관계자는 차기 행장 인선에 대해 “아직까지 특정 후보가 부각되진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3일 이대훈 전 행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상황이 워낙 급진적으로 전개 중인 만큼 뚜렷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다양한 경영자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출신 지역별로는 경기도 및 영남지방 출신 임원들의 중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경기도 성남은 이성희 회장의 출신지다. 영남은 이 회장의 선출 과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지역이다. 앞서 경기도 출신 인사인 권준학 농협은행 부행장이 농협중앙회 기획조정실장이란 요직에 배치된 점을 고려했을 때, 양 지역 출신이 차기 은행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인사는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농협은행 부행장급, 농협금융계열사 전·현직 대표 정도로 압축된다. 지금껏 농협은행장은 지주 부사장, 중앙회 소속 대표이사 정도 선에서 선발돼 왔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이 전 행장 역시 직전 직책이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였다. 이번에도 이 같은 규칙은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

유력 후보로는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과 이강신 NH투자증권 수석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 부사장은 지주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지주 부사장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로 직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손 부사장은 경남 진주 출신이란 점에서도 이점이 있다.

앞서 사표를 제출했다 반려됐던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와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의 영전 가능성도 상존한다. 최 대표의 경우, 작년에도 차기 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막판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외에 이창호 NH선물 대표, 오병관 전 농협손해보험 대표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 후보 윤곽은 이르면 이달 말쯤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CEO 자리를 비워두는 것은 계열사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빠르게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장에 이어 지주 회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광수 현 지주 회장의 임기는 4월 28일까지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성희 중앙회장이 지주회장까지 바꾸며 완벽한 친정 체제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그간 지주 회장은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도맡아왔고, 김 회장 임기 내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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