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도움 된다면" 주말·휴가 반납하고 대구로 향하는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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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0-03-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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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동훈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김진수 소화기내과 전문의

기동훈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진=기동훈 전문의 제공]

“신종플루도, 메르스도 겪어보니 대구에서도 할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구에 있는 환자도 의료진도 고립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근무 후 2주 간 자가격리할 각오도 되어있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지역에 봉사를 자처하는 의료진이 늘고 있다. 특히, 휴가·주말도 반납한 젊은 의사들이 발 벗고 대구로 향하면서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동훈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1984년생)는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는 대구를 지나치지 못하고 지난 2일 대구로 향했다. 메르스 당시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며 감염병을 경험했다.

그는 “응급의학과를 선택할 때부터 국경없는 의사회나 재난지역에 가고 싶었는데, 현재 전세계에서 중국 우한을 빼면 대구가 재난지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 배치된 기 전문의는 외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업무를 맡았다. 혹시나 방호복이 부족하진 않을까 서울에서 미리 방호복과 마스크도 챙겨갔다.

기 전문의는 “방호복은 감염 위험으로 인해 입을 때 순서가 정해져 있고 벗을 때는 더 복잡한 순서로 벗어야 한다”며 “메르스 때 지겹게 입었지만 입을 때마다 묘한 긴장감을 부른다”고 설명했다.

업무 시작 후 1시간이 지나자 가벼운 울렁거림과 두통이 생겼다. 방호복과 N95마스크로 인한 답답함 때문이었다.

기 전문의는 “방호복을 갈아입지 않기 위해 4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검사를 진행했고, 110명의 환자를 본 뒤 첫 날 업무를 마쳤다”며 “초기 환자가 급증할 때는 현장이 혼란스러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진정된 상태다. 환자를 검사하고, 중증도를 분류하는 작업도 어느 정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의료진이 대구를 찾아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다 같이 코로나19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수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1984년생)는 7일부터 대구 서구 새동산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지원에 나선다.

당초 3월 한달 간 휴가를 내고 스페인에서 한 달 살기를 꿈꿨던 김 전문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스페인 여행을 포기했다. 대신 대구로 가 부족한 의료진을 메우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그는 “대구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며 “내가 대구에 있는 의사나 환자라고 생각하면 고립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이 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몇몇 동료 의사들이 지원하는 것을 보고 나도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장으로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문의는 1주일간의 의료지원 업무를 마치면 2주간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는 “비록 의심증상이 없고 확진 판정을 받지 않더라도 다시 병원에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일말의 우려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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