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저축은행 상품]①저축은행 예금금리 1%대로 추락…업권 사상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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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3-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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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 금리 1년 새 0.46%p 급락

  • 시중은행과 금리차 0.2% 수준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1%대로 추락했다. 저축은행 안팎에서는 시중은행 등 타 금융기관과 비교해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저축은행의 전통적인 '메리트'가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전국 저축은행의 6개월·12개월·24개월·3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가 모두 1%대를 기록했다. 4개 만기상품의 금리가 모두 1%대를 보인 것은 1972년 상호신용금고법(현재 상호저축은행법)이 제정된 이후 처음이다.

만기별로 보면 3년 만기 상품의 평균금리는 1.96%로 1년 전(2.42%)보다 0.46%포인트 급락했다. 24개월 만기 상품의 경우 0.43%포인트 하락한 1.95%, 12개월 만기 상품은 0.38%포인트 줄어든 1.92%를 기록했다. 6개월 만기 상품은 0.13%포인트 하락한 1.54%를 보였다.

각 저축은행별 정기예금 상품 중 2%대 상품도 급격히 사라졌다. 이날 기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183개 중 금리 2% 미만 상품은 119개에 달한다. 반면, 1년전 175개 상품 중 '라이브저축은행 정기예금' 1개 상품 만 1%대 금리를 제공했다.

현재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 상품은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 OK정기예금'과 대신저축은행의 '대신 정기예금'이다. 두 상품은 12개월 만기에 1.6%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같은 금리는 시중은행 상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1년 만기 적금상품인 '하나원큐적금'은 1.5%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1년 만기 적금 금리를 1.25%~1.5%대로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안팎에서는 예금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저축은행의 전통적인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간 저축은행들은 1금융권인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해왔지만, 이제는 시중은행과의 금리차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특히, 메리트 상실이 지역 중소 저축은행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하위 36개 저축은행의 자산을 모두 합쳐도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보다 적고, 전체 수익 역시 상위 10개 업체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저축은행의 메리트를 상실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곳은 지방 중소 저축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수도권 외에 지방에서도 서민금융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중소저축은행이 건강하게 자립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권과 함께 금융당국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의 만기별 정기예금 금리가 모두 1%로 추락했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창구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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