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국 입국금지·제한 106개국…한일, 오늘부터 쌍방 입국통제

日 포함 한국발 입국금지 국가·지역 44개국

한일 9일부터 쌍방 '무비자' 입국 중단 조치

한국 격리조치 中 지방정부, 허난성 등 19곳

그레나다·바베이도스 등 추가 검역강화 47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한국발(發) 입국자에 빗장을 거는 국가의 수가 또 늘어났다.

9일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금지·격리·검역강화 등의 조치를 내린 국가·지역의 수는 106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보다 2개가 늘어난 수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외교부가 세계 각국에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절반에 달하는 국가에서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 일본 입국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포함 한국발 입국금지 국가·지역 44개국…사우디, 다시 입국금지로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입국자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지역은 총 44개로 전날과 동일이다. 이 가운데 한국 전역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는 곳은 38개이고,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곳은 6개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는 기존의 격리조치를 입국금지 조치로 상향 조정하면서 전날 ‘입국금지’ 명단에 새롭게 추가됐다.

사우디는 전날 입국 전 14일 이내에 한국, 일본, 이탈리아,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또는 경유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도 했다.

앞서 사우디는 한국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포함했다가 우리 정부의 설득에 관광비자를 제외한 사업·상용·취업·가족 방문 등 기타 비자 소지자의 입국을 허용했었다. 하지만 다시 한국을 입국금지 조치 명단에 포함하면서 한국발 입국장의 방문을 막은 것이다.

특히 일본은 이날 0시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했고, 전날까지 한국에서 발급받은 비자의 효력도 중지했다.

또 비자를 새로 발급받아 한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2주 동안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아울러 격리 대상자들의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의 대중교통 이용도 자제하도록 했다. 한국에서 입국한 외국인들의 일본 내 이동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 것이다.

일본의 이런 조치에 한국 정부도 이날부터 한·일 양국 간 사증(비자)면제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일본 내 모든 공관에 사증을 신청하는 외국인에게 자필 건강상태확인서를 요구해 발급 심사를 강화했다.

다만 ‘흐름을 통제하되 문은 닫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일본이 시행한 ‘14일 대기’는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3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의 한 아파트에 자가격리 중인 한국 교민을 위한 선물 꾸러미가 배달됐다.[사진=연합뉴스]

◆‘격리조치’ 中 포함 15곳…中 지방정부 19곳, 한국발 입국자 격리

한국발 입국 외국인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국가·지역은 중국을 포함한 15개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격리조치는 전날 허난(河南)성이 추가되면서 총 19개로 집계됐다.

허난성은 정저우(鄭州)시에 입국하는 내외국민 중 ‘코로나19 감염 심각’ 국가에서 체류하거나 경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14일간 지정시설에서 격리, 의학 관찰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산둥성의 웨이하이공항에서는 국제선 탑승 내외국민은 원칙적으로 7일간 지정호텔에 격리한 뒤 후반 7일은 자가격리로 전환한다. 단, 후반 7일간 호텔에 남아있기를 원한다면 호텔 비용은 개인이 부담하게 된다.

상하이(上海)시에서는 한국 전역이 아닌 대구·경북 방문력이 있는 내외국민에 대해서만 지정 격리 조치를 시행한다. 대구·경북 이외의 한국 지역에서 입국한 내외국민에 대해선 14일간 자가격리 조치한다. 단 상하이 거주자가 아닐 경우에는 지정호텔에 격리한다.

수도인 베이징(北京)시는 한국발 항공기 탑승 내외국민 도착 시 지정장소에서 발열체크 및 건강문진표 제출(발열자 및 대구․경북 출신은 공항 상주의사 상담을 통해 상세 체크) 후 이상 없을시 14일간 자가 격리한다.

이때 적지가 베이징 시내나 시내 고정 거주지 없는 경우 호텔 격리, 목적지가 다른 지역일 경우 해당 지역의 격리 방침 준수한다. 또 발열 지속 등 이상 증상 있을 시 해당 인원만 병원 이송한다.
 

9일 오전 9시 기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코로나19 확산 관련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조치 현항' 중 일부. [사진=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검역강화 국가·지역 47개…그레나다·바베이도스 등 2곳 추가

도착비자 발급 중단, 자가격리(권고 포함), 도착 시 발열검사·검역 신고서 청구 등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강화 및 권고 사항이 있는 국가·지역은 전날보다 2개가 늘어난 47개로 집계됐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그레나다와 바베이도스가 새롭게 추가됐다.

그레나다는 지난 7일부터 입국 전 14일 내 한국, 중국, 이탈리아, 이란 등을 방문하고 입국한 외국인을 14일간 격리한다. 바베이도스 역시 14일 내 이들 국가를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 경증 증상은 14일 자가격리, 중증 증상은 시설격리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입국규제를 하는 국가가 100개를 넘어서면서 앞으로 입국규제를 막는 노력보다 불편을 겪는 국민의 피해 최소화에 더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입국금지, 규제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이런 조치에 대한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날 기준 세계 각국에 격리된 우리 국민은 156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에는 1080명, 베트남에는 430명이 있고, 현재까지 2640명이 격리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