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은 가수·노래에만 사용료 지불... 네이버 바이브, 음원정산 방식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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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3-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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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트 상위권이 음원료 독식하는 '비례배분제'서 '이용자 중심'으로 바꿔

  • 인디, 비주류 아티스트들에 저작권료 더 돌아가... "건강한 음원 생태계 조성"

네이버는 인공지능(AI) 뮤직 서비스 '바이브(VIBE)'가 이용자가 청취한 가수에게만 사용료가 가도록 음원 정산방식을 바꾼다.

네이버 바이브는 올해 상반기 중에 새로운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 (이하 VPS)'을 도입한다고 9일 밝혔다. VPS는 바이브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이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국내 음원 사이트들은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방식(비례배분제)을 채택해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내 음악을 들은 이용자의 규모’보다 ‘플랫폼의 절대 재생 규모’가 음원 정산액 규모에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쉽게 말해 자신이 주로 청취한 가수가 아닌, 차트 상위권에 자리를 잡은 가수들에게 저작권료가 더 많이 돌아간다. 인기곡보다 비주류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일수록 지불한 월정액의 일부가 내가 듣지 않은 인기 음원의 아티스트들에게 전달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바이브의 VPS 도입은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으로 아티스트들과 팬의 연결 고리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보려는 시도다.
 

네이버 바이브가 음원정산 방식을 '이용자 중심'으로 바꾼다.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VPS 도입으로 이용자들은 자신의 멤버십 비용이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됐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 비즈니스 리더는 “이번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 변경은 아티스트를 위한 바이브의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개선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 서비스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들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본격적인 VPS 시작을 위해 음원사 및 유통사 등 유관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권리자가 재생 관련 데이터 및 정산액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이용자 중심의 정산 방식이 도입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애플은 미국 저작권 사용료 위원회에 스트리밍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수익 배분 방식을 제안했다. 2017년에는 프랑스 1위 음원 사이트 디저(Deezer)가 연구에 돌입, 2020년 초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러한 방식이 실제 창작 생태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증명되기도 했다. 2017년 핀란드 음악가협회가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비례 배분 방식에서는 상위 0.4%의 음원이 전체 저작권료의 10%를 차지하는 반면,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에서는 상위 0.4%의 음원이 5.6%만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줄고 다양한 음원에 수익 배분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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