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316조4276억으로 집계됐던 전거래일(6일)보다 57조4902억원이 줄어들었다. 코스닥의 시총 역시 224조5925억원으로 전거래일(234조7805억원) 대비 10조1879억원이 감소했다. 하루 새 시가총액 68조원이 증발했다.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거래일보다 31.82% 급등한 36.21로 마감했다. 무려 8년 4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9% 떨어진 1954.7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조312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4.38% 하락한 614.60으로 장을 마쳤다.
투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쏟아지면서 이날 오전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한때 0%대로 급락했다. 개장 직후 연 0.998%로 떨어졌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후 소폭 반등했다. 5년물 금리도 연 1.108%를 기록하면서 기준금리(연 1.25%)를 밑돌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7일(이하 현지 시간) 산유국 합의체인 OPEC+ 감산 합의가 무산되자 증산과 수출가 인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반기를 든 러시아를 정조준한 가격 전쟁 선포다.
시장의 반응은 격렬했다. 9일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전 2시 40분께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9.80달러로 무려 27.81%나 급락했다. 영국 브렌트유 선물은 약 26.02% 떨어진 33.49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전장 대비 30%나 추락하면서 배럴당 31.02달러까지 주저앉았다.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이며, 일일 낙폭으로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당장 뉴욕증시 선물시장도 요동쳤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제한 하락선인 5% 넘게 급락하면서 거래가 잠시 중지되기도 했다. 이날 하락 폭은 일요일 하락분으로는 30년 만의 최대 폭이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9일 오전 3시 30분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선물은 2819를 기록하면서 145포인트 급락했다. 4.96% 하락이다. 다우종합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87%, 4.82% 급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사상 처음으로 0.5% 이하인 0.3469%까지 하락했다. 연일 사상 최저치 경신이다.
일본 증시는 52주 만에 최저 기록마저 깨졌다. 이날 일본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50.99포인트(5.07%) 폭락한 1만9698.76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때 하락 폭이 6%에 달했으나 장 막판에 다소 줄었다. 토픽스지수도 82.49포인트(5.61%) 급락한 1388.97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시 역시 급락을 면치 못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1.22포인트(3.01%) 대폭 하락한 2943.29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474.27포인트(4.09%) 내린 1만1108.55로, 창업판지수는 99.87포인트(4.55%) 떨어진 2093.06으로 장을 닫았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시장도 무사하지 못했다.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은 유가 급락 뒤 하루 만에 10% 급락했다. CNBC는 코인마켓캡닷컴의 데이터를 인용, 9일 싱가포르 시간 오후 1시 17분 기준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260억 달러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들의 가격도 두 자릿수로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피신했다. 도쿄 외환 시장에서 9일 엔의 가치는 급등했다. 오전 11시 엔·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01.55엔 전후로 움직이면서 2016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전 3시 50분께 시카고상품거래소 4월물 금은 1678.8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 가격은 한때 17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