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룻새 85.45P 급락… 1954.77로 후퇴, 외국인 사상최대 ‘순매도’

코스피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급락하며 1950선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몰리면서 장 초반 장중 1980선이 무너진데 이어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작년 8월 수준까지 후퇴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채권금리와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5.45포인인(-4.19%) 하락한 1954.77로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이날 지수는 작년 8월 29일 기록한 1933.41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주체별로 개인이 1조2744억원을 순매수 했지만 외국인이 1조3122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이 407억원을 팔면서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액은 관련 기록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의 지난 3일간 누적 순매도금액은 2조235억원이다.

외국인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룻새 57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시가총액 상위 대다수 종목들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4.07%, SK하이닉스는 -6.16%로 크게 부진했다. 또 NAVER(-6.41%), LG화학(-6.50%), 셀트리온(-1.97%), 현대차(-5.88%), 삼성SDI(-6.79%), 삼성물산(-4.17%), LG생활건강(-2.57%)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61% 상승하며 하락장에서 선방했다.

업종별로도 의료정밀(-6.06%), 운수장비(-5.89%), 은행(-5.52%), 보험(-5.31%), 건설업(-5.27%), 운수창고(-5.24%), 철강금속(-5.1%), 화학(-4.96%)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급락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강회된 탓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규 확진자 추이는 완만해진 가운데 유럽과 미국 위주로 급증하고 있어, 향후 추이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 “여기에 주말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OPEC이 감산에 합의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한 점이 부담”이라며 “코로나 19로 인해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8.12포인트(-4.38%) 내린 614.6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215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93억원, 599억원을 순매도 했다.

코스닥 시총도 크게 빠졌다. 이날 종가기준 시총규모는 224조5925억원으로 전 거래일(234조7805억원) 대비 10조1879억원이 증발했다.

시총 상위종목 중 씨젠이 29.89%로 상한가를 기록한 것 외엔 대다수 종목들이 하락 마감했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다.

이날 시총 1위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18% 하락했고, 에이치엘비(-7.42%), CJ ENM(-6.87%), 펄어비스(-5.28%), 스튜디오드래곤(-3.37%), 케이엠더블유(-5.05%) 등도 부진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과 반대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이날 오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0%대까지 떨어지는 등 강세를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원(1.00%) 뛴 1204.2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