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說] ‘옥션·G마켓·G9’ 5조원 몸값 누가 지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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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3-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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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온라인 채널 강화…현금성 자산 등 ‘실탄’ 충분

  • 신세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추가지원 가능성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온라인 쇼핑몰 옥션과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5조원의 몸값으로 매물로 나왔다.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지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어떤 기업이 인수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16조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매각 예상 금액은 5조원으로 다소 높긴 하지만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

유력 인수 후보는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이다. 먼저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채널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말 정식 오픈하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은 사업에 앞서 오픈마켓(온라인판매중개) 전환과 함께 옴니채널 강화,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 등을 위한 약관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오픈마켓은 개인·법인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픈마켓에 속한다.

롯데쇼핑은 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 실탄이 충분하다. 작년 말 기준 롯데쇼핑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216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지난해 검토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일축했다. 다만 추후 롯데가 다시 이베이코리아에 시선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닻을 올린 롯데온이 순항하지 못할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도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3월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부문을 합병한 온라인 마켓 SSG닷컴을 출범했다. 외국계 투자운용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2곳으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 받았다. 향후 이 자금은 물류센터 건립과 기업 인수합병(M&A)에 사용될 예정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순매출액 8442억원을 기록했으며, 81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는 이용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11번가, 티몬 등 이커머스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SSG닷컴의 최대 주주인 이마트는 연결기준 작년 현금·예금이 1조2648억원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버거울 수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로 있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블루런벤처스가 추가 지원에 나서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MBK 등 사모펀드도 인수 후보…쿠팡과의 합병 가능성도

MBK 등 사모펀드도 인수후보다. 유통 대기업이 사업 침체로 대규모 자금 동원이 어려운 반면 사모펀드는 자금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홈플러스와 이베이코리아 사업을 합친 뒤 시장 장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미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쿠팡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사전 정지 작업으로 시장 재편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며 “쿠팡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이베이코리아와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온라인 유통시장은 절대적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힘든 완전 경쟁시장이라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매각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매각보다 합병 형태로 이베이가 경영권을 넘기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보유한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을 해 왔다.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와 T모바일,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등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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