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돌파구 모색하는 文, 잇따른 순방 취소로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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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03-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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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태 장기화로 정상외교 올스톱…신북방 정책 드라이브 차질

  • UAE·이집트·터키 순방 이어 카자흐스탄 대통령 방한도 연기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상반기 내’ 방한도 사실상 어려울 듯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최근 청와대는 3월 중순으로 예정했던 UAE·이집트·터키 등 3개국 순방 일정을 취소했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상반기 추진하려던 다른 순방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UAE의 경우, 현 정부의 ‘원전 세일즈’와도 연계돼 있어 향후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집트에는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이 중동지역에서 수출한 최초의 원전으로 이번 순방 취소로 완공 행사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앞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1일 “UAE가 (다음달)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행사에 문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에도 체코를 방문하는 등 원전 관련 사업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의 외교 일정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변수가 생겼다.

특히 올해 수교 30년을 맞는 러시아, 몽골과의 각종 기념행사도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20년을 ‘신북방 협력의 해’로 천명하고 다양한 외교적 이벤트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신북방 정책의 핵심 국가들인 러시아와 몽골은 각각 한국인 입국 금지와 검역 강화로 ‘교류의 문(門)’을 닫은 상태다.

게다가 3월 중으로 추진되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이 연기됐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경제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신북방 정책에 있어 주요 국가로 분류된다.

토카예브 대통령 방한 연기로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홍범도 장군 유해를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해 안장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특히 상반기 중으로 추진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사실상 물 건너간 모양새다.

이미 일본 정부는 4월로 추진하던 시 주석의 일본 방문 일정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공식 취소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상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어려워진 한·일 관계는 더 힘들어졌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우리 정부도 상응조치를 취함에 따라 9일부터 한·일 양국 간 이동이 전면 통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내적인 악재가 있을 때 정상외교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전례가 많은데 감염병이라는 이번 문제는 그마저도 어렵다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와 함께 총선 이후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노태악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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