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백준기 통일교육원장 “美대선 후 남북 관계 개선 될 것…신북방정책도 탄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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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정혜인·박경은 기자
입력 2020-03-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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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계 대표적 러시아 전문가…“유라시아, 경제 외 외교·안보 비중 커”

백준기 통일교육원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은 장기적인 정책으로 통일 이후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백준기 통일교육원장은 지난 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오히려 통일교육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통일교육이 남북 관계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교육이라는 것은 시시각각 정세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통일이 크게 영토의 통합과 사회적 통합이 있다고 봤을 때 사회적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토의 통합은 어렵다”면서 “단순히 남북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 사회 내 사회적 통합에 기여하는 것이 통일교육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탈북민 등 통일 이후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미리 교육으로 준비하고 축적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남북 간 전면적 교류 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원은 이와 관련해 통일교육에 관한 기본교재인 ‘통일문제 이해’와 ‘북한 이해’ 2권을 새롭게 발간했다.

통일문제 이해 교재에는 통일 30주년을 맞이한 독일의 통일 사례와 ‘평화·번영’의 관점에서 본 통일 한반도의 비전과 과제 등을 보강했다. 교재는 전국 중·고등학교, 대학교, 공공기관, 도서관 등에 배포된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를 지낸 백 원장은 남북 관계에 대해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도 우리와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결국 갈 것”이라며 “미국 대선 이후 내년쯤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를 대비해 교육원도 접경지와 비무장지대(DMZ) 등 평화·통일 현장에서 이뤄지는 체험 교육을 확대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통일교육 연수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신북방 협력의 해’를 맞아 교육원의 역할도 기대된다. 모스크바국립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고 한국유라시아학회장을 지낸 백 원장은 학계에서 대표적인 ‘러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미래 30년의 경제협력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러시아와는 공식 협력 프로젝트인 ‘나인브릿지’를 바탕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교역규모 5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나인브릿지는 가스와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한·러 사이에 ‘9개의 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백 원장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도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가 개선돼 남·북·러 협력체제가 가동되면 신북방정책은 당연히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원에서도 여러 가지 협력사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 파이프, 철도, 전력망 등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도 남북 관계 개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에 있다고 해서 북한을 배제한 신북방정책은 힘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유라시아 경로의 특징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경제적 승수 효과 외에 외교·안보에도 큰 비중이 있다”면서 “유라시아는 당연히 경제협력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종착점은 경제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준기 통일교육원장 프로필

△1964년 충남 서산 출생 △서울 신일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모스크바국립대 정치학 박사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한신대 총장 직무대행 △한국유라시아학회장 △통일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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