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일본 수출규제] 8개월째 지속…답답한 대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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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0-03-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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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차 수출관리정책대화 빈손회의…대화 지속 의지만 확인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영향으로 양국의 관계는 더 멀어지고 있다.

정부는 일본이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의 조치를 풀기 위해 대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특히 수출관리정책대화를 통해 목적에 다가가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수출관리정책대화는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협의를 위한 자리다. 지난 2016년 6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중단됐다. 7차 대화가 열린 지난해 12월, 수출규제 갈등 해법 모색을 위해 3년 반 만에 재개됐다.

당시 일부 조치가 완화되면서 수출규제 해제에 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화가 열린 지 나흘 후 일본정부는 규제 품목 중 하나였던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일부 원상회복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달 10일 3개월 만에 열린 8차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는 또 빈손 회의로 끝났다. 회의 시간도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마라톤급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지만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자는 데는 양국이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국의 성의있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일본이 요구한 △재래식무기 캐치올 관련 대외무역법개정 △무역안보 조직 신설 및 인력 확충 등을 이미 실시했다. 또 과장급 회의와 국장급 정책대화 등 대화채널을 통해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를 충분히 설명했다.

이에 지난 6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한국이 수출관리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일본 측이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규제를 단행하며 제기한 사유가 모두 해소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도 한국의 조치에 상응하여, 지난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일본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이번 8차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원활히 마무리되지 못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여파도 있다. 8차 대화는 서울에서 대면회의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영상회의로 대체했다.

아울러 최근 양국 간 상호 입국절차가 강화되면서 감정이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를 일본의 입국거부로 규정한 한국 정부는 일본발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를 실시했다. 양 국가의 수출규제 줄다리기는 현재 진행형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종합상황실에서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을 비롯한 양국 정부 대표단과 '제8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를 위한 영상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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