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속출하는 데다,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황 대표가 삼고초려 중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영입도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공천 막바지 국면에서 공천 갈등 무마와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무난히 이끌어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장외에서 통합당 공천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하는 김종인 전 대표를 의식한 듯 지난 12일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천 결과 수정을 요청하며 김형오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장외에 있는 김종인 전 대표는 통합당 공천 국면에 주요 변수이자 사실상의 '플레이어'로 꼽힌다. 황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일찌감치 점찍고,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김 전 대표는 "공천잡음이 선거에 영향을 줄 경우 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전략공천 된 서울 강남갑과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우선 추천된 강남을 공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통합당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를 향해 '선대위 출범 전 공천갈등을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황 대표가 그간 물갈이 반발에 침묵해오다 지난 12일 처음으로 김형오 공관위를 향해 '공천 결과 수정'이라는 요구를 한 것도 '김종인 모시기'를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공관위가 황 대표가 요구한 6곳의 재심의 요청 중 2곳(인천 연수을·대구 달서갑)만 받아들이면서 표면상 황 대표와 김형오 위원장 간 전면전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공천 갈등을 점입가경으로 부추긴 모양새란 지적도 적지 않다.
공관위가 일부 지역의 공천 결과를 뒤집는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공천 결과가 뒤바뀐 후보들은 물론 다른 지역 예비후보들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의 요청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황 대표로선 공천 잡음을 잠재우고 이른 시일 내 선대위 체제로 돌입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서야 하지만 공천 갈등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한편, 김형오 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 서울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우선추천(전략공천)한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김종인 전 대표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서울 강남갑(태영호)·강남을(최홍) 전략공천에 대해선 "(교체 가능성이) 전혀 없다. 공천이 끝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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