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의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했다. 이는 감염 통제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의미지만, 그럼에도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와 싸울 방도를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신들은 우리나라의 대응 조치를 모범 사례로 꼽으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감염을 통제하라, 한국처럼"
지난 11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에 팬데믹을 선언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조처를 꼽으면서 코로나19가 여전히 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나라가 이 바이러스가 통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집단 감염이나 지역 감염이 벌어진 많은 국가들 앞에 놓인 문제는 그들의 가진 역량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밤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을 호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의 상황이 개선하고 있다"며 "시행 중인 여행제한 조치를 조기에 해제할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유럽 국가들에 대해선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유례없는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린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 美 하원 "나도 한국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진 받고 싶어"...세계 방역 '핫' 아이템
앞서 같은 날 미국 하원 관리개혁위원회에서 열렸던 코로나 청문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날 하원은 코로나19 검진 능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상황을 비교하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백악관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크게 질책했다.
라자 크리스나무디 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한국은 하루 차이로 확진자가 나왔고, 두 나라 모두 진단 테스트 기구를 3일 안에 개발했는데, 양국의 상황은 갈라졌다"면서 "한국이 우리보다 300배 적극적으로 테스트를 했다. 여기에 우리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선제적 감염 검진 대응책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위원장인 민주당의 캐롤린 맬로니 의원은 CDC가 이날까지 4900여명을 검사했다고 증언한 것을 두고 "한국은 현재 19만6000명 이상을 검사했지만, 우리는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라고 추궁했다. 그는 이어 "나는 정말 한국에 가서 50곳에 이르는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자동차에 탄 채로 감염여부를 검사받는 방식)에서 검사받고 싶다"며 "우리는 왜 이런 게 없나. 언제 설치되냐"고 독촉했다.
실제 지난달 말 우리 지자체들이 처음 도입했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단순한 모범사례를 넘어 실제 자국에 도입한 국가들까지 나온 '벤치마크 아이템'이 됐다.
지난 10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교외에 있는 리패트레이션 병원은 호주 첫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열었다. 현재 8~9시간가량 운영 중인 진료소는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경우 운영시간 연장을 물론 인근 병원에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UW) 의료센터도 차고 일부를 비워 진료소 텐트 3개를 마련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며, 유럽에서는 영국 서부 웨일즈주 로제트, 독일 남부 뉘르팅엔과 에슬링겐 지역 등 영국·독일·벨기에·덴마크 정부도 이를 도입했다.
◆민주주의가 키운 시민사회...성공 방역의 '키포인트'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BBC는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선진 의료시스템과 함께 민주주의의 투명성을 꼽고 있다.
11일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WP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코로나19 방역에서 효과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았다는 진단이다.
로긴은 "민간과 기업들은 주요 행사를 취소하고 종교단체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가 방역 활동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정부는 시민들을 설득해 도시 전체를 봉쇄하지 않았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대구 지역 방문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과 정보를 은폐하지 않은 투명성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비판을 열린 자세로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공공 보건이 더 빨리 개선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로라 비커 BBC 기자는 "한국에서 행하는 예방 조치에는 어떠한 폐쇄, 장애물, 그리고 이동 제한도 없이 감염원을 추적하고 치료하는 데 주력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자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방역에도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방역 성과로 나타난 모범대응...방심은 금물
우리나라의 모범적 대응 성과는 세계의 호평뿐 아니라 실제 방역 현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나라 신규 확진자 수는 처음 100명대에 진입했고 13일에는 110명으로 줄었다. 일주일 전인 7일(483명)과 비교했을 때 신규 확진자 수는 무려 77%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연구팀은 감염병 수리 예측 모델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유행 종료 시점이 오는 6월 15일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연구 결과는 국내 총 확진자가 총 1만3461명까지 늘어난 후 5월 25일 유행이 끝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정 교수는 "현재는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되는 시기로 사실상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변곡점은 2월 말로 이미 지난 상태"라며 "확진자 증가세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모델링 결과는 국민이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는 등 위생 조치를 꾸준히 유지했을 때 예측치"라며 낙관적인 연구 결과에 방역 당국과 국민들이 경계를 놓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앞서 2월 초 우리 정부가 내놨던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 선언을 외신들은 여러 번에 걸쳐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의 가장 큰 실책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통제할 수 없는 감염을 통제하라, 한국처럼"
지난 11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에 팬데믹을 선언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조처를 꼽으면서 코로나19가 여전히 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나라가 이 바이러스가 통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집단 감염이나 지역 감염이 벌어진 많은 국가들 앞에 놓인 문제는 그들의 가진 역량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의 상황이 개선하고 있다"며 "시행 중인 여행제한 조치를 조기에 해제할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유럽 국가들에 대해선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유례없는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린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 美 하원 "나도 한국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진 받고 싶어"...세계 방역 '핫' 아이템
앞서 같은 날 미국 하원 관리개혁위원회에서 열렸던 코로나 청문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날 하원은 코로나19 검진 능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상황을 비교하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백악관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크게 질책했다.
라자 크리스나무디 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한국은 하루 차이로 확진자가 나왔고, 두 나라 모두 진단 테스트 기구를 3일 안에 개발했는데, 양국의 상황은 갈라졌다"면서 "한국이 우리보다 300배 적극적으로 테스트를 했다. 여기에 우리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선제적 감염 검진 대응책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위원장인 민주당의 캐롤린 맬로니 의원은 CDC가 이날까지 4900여명을 검사했다고 증언한 것을 두고 "한국은 현재 19만6000명 이상을 검사했지만, 우리는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라고 추궁했다. 그는 이어 "나는 정말 한국에 가서 50곳에 이르는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자동차에 탄 채로 감염여부를 검사받는 방식)에서 검사받고 싶다"며 "우리는 왜 이런 게 없나. 언제 설치되냐"고 독촉했다.
실제 지난달 말 우리 지자체들이 처음 도입했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단순한 모범사례를 넘어 실제 자국에 도입한 국가들까지 나온 '벤치마크 아이템'이 됐다.
지난 10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교외에 있는 리패트레이션 병원은 호주 첫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열었다. 현재 8~9시간가량 운영 중인 진료소는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경우 운영시간 연장을 물론 인근 병원에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UW) 의료센터도 차고 일부를 비워 진료소 텐트 3개를 마련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며, 유럽에서는 영국 서부 웨일즈주 로제트, 독일 남부 뉘르팅엔과 에슬링겐 지역 등 영국·독일·벨기에·덴마크 정부도 이를 도입했다.
◆민주주의가 키운 시민사회...성공 방역의 '키포인트'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BBC는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선진 의료시스템과 함께 민주주의의 투명성을 꼽고 있다.
11일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WP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코로나19 방역에서 효과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았다는 진단이다.
로긴은 "민간과 기업들은 주요 행사를 취소하고 종교단체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가 방역 활동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정부는 시민들을 설득해 도시 전체를 봉쇄하지 않았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대구 지역 방문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과 정보를 은폐하지 않은 투명성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비판을 열린 자세로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공공 보건이 더 빨리 개선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로라 비커 BBC 기자는 "한국에서 행하는 예방 조치에는 어떠한 폐쇄, 장애물, 그리고 이동 제한도 없이 감염원을 추적하고 치료하는 데 주력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자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방역에도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방역 성과로 나타난 모범대응...방심은 금물
우리나라의 모범적 대응 성과는 세계의 호평뿐 아니라 실제 방역 현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나라 신규 확진자 수는 처음 100명대에 진입했고 13일에는 110명으로 줄었다. 일주일 전인 7일(483명)과 비교했을 때 신규 확진자 수는 무려 77%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연구팀은 감염병 수리 예측 모델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유행 종료 시점이 오는 6월 15일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연구 결과는 국내 총 확진자가 총 1만3461명까지 늘어난 후 5월 25일 유행이 끝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정 교수는 "현재는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되는 시기로 사실상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변곡점은 2월 말로 이미 지난 상태"라며 "확진자 증가세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모델링 결과는 국민이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는 등 위생 조치를 꾸준히 유지했을 때 예측치"라며 낙관적인 연구 결과에 방역 당국과 국민들이 경계를 놓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앞서 2월 초 우리 정부가 내놨던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 선언을 외신들은 여러 번에 걸쳐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의 가장 큰 실책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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