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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금통위 사실상 '임박'···관건은 기준금리 인하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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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3-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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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컷땐 제로금리 육박…스몰컷 그칠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약 열흘 만에 한국은행이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으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 상태에 놓이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최근 논의는 금통위원들 사이의 협의 수준이라 당장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으며, 개최 여부나 일자를 포함한 전반적 사항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최근에 와서야 임시 금통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시장에서 임시 금통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지 열흘이 넘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긴급성명을 발표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일명 '빅컷'을 단행한 이후부터다. 이후 호주와 캐나다 등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으나, 당시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예단할 수 없다"라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발(發) 미국 입국금지를 선포하면서 글로벌 공포심리가 정점에 달했다.

국내 증시와 환시·채권시장도 이에 직격타를 입었다.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며 '서킷 브레이커'(20분간 거래 정지)가 발동됐다. 두 시장에서 같은 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이다.

같은 날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와 올해 전고점인 1220원선 직전(1219.3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3년물 국채 선물을 2만 계약(약 2조원)가량 순매도했다.

국내외 환경이 급박하게 변화하면서 한은도 기존의 보수적인 입장만을 고수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앞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할 경우 결국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사진=한국은행]

금융권의 관심은 개최 여부를 넘어 임시 금통위의 시기와 그 결과에 쏠리고 있다. 시기로는 오는 17~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기준금리 인하 수준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임시 금통위를 단행할 때마다 빅컷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빅컷을 단행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은은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던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3월 정점 후 진정'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신중론을 폈다. 최근 발간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도 집값 상승 등의 부작용을 언급해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 입장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아울러 현재 국내 기준금리가 1.25%로 사상 최저인 상태에서 0.5%포인트 인하할 경우 단숨에 0%대로 떨어지게 된다. 제로금리로 바짝 다가서는 셈이다. 이 같은 부담과 한은의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조만간 임시 금통위가 열리더라도 0.25%포인트만 조정하는 '스몰컷'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스몰컷에 그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잠재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2월 기준금리 동결 실기론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임시 금통위 결과마저 시장이 실망하는 수준이라면 통화정책 유효성이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그간 금리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음을 감안하면 0.5%포인트 인하는 어려울 것 같다"며 "대신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활용해 유동성을 푸는 조치를 병행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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