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반도건설은 "홍 회장이 조 회장을 만난 시기의 지분율은 2∼3%에 불과해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며, 조 회장이 먼저 만남을 요구해 몇차례 만났다"고 주장했지만, 한진그룹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그룹은 16일 "권 회장의 요청으로 작년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됐다"며 "(조 회장이)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했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며, 명예회장직을 비롯한 명백한 경영 참여 요구였다"고 밝혔다.
또 "작년 12월 6일 기준 반도건설의 지분은 6.28%인데 지분율이 2∼3%에 불과했다고 거짓을 얘기하고 있다"며 "상당한 양의 지분을 보유한 권 회장의 제안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제안이 아닌 협박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권 회장은 명예회장 선임과 함께 자신들이 요구하는 한진칼 등기임원과 공동감사 선임, 한진그룹 소유의 개발 가능한 국내외 주요 부동산의 개발 등을 조 회장에 제안했다.
이를 두고 현재 반도건설은 지분 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반도건설이 당초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서 '단순투자'로 명기했다가 올해 1월10일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꿔 공시했으나, 이미 그전부터 권 회장이 경영 참여를 요구해 온 만큼 이는 허위 공시라는 게 한진칼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등에 대한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반도건설은 작년 10월8일 계열사인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으며 이후 수십차례의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집해왔다. 현재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13.30%까지 끌어올렸으며, 지난주 지분을 추가로 더 매집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반도건설은 이에 앞서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에 작년 주주명부 폐쇄 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485만2000주(8.20%)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식 보유목적 등을 거짓으로 보고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부분 중 위반 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공시가 허위로 결론날 경우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반도건설의 지분 8.20% 중 3.20%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어 '조현아 연합(KCGI·반도건설)'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